[형사4] 골프장에서 익사사고가 생기다니

업무상 과실치사, 아니면 중대시민재해?

50대 여성이 2022년 4월 00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연못에 빠져 숨진 사고가 있었다.

재충전을 위한 골프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사고의 단초가 되었다니,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그 자초지종과 수사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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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기사(김명진, https://www.chosun.com/national/incident/2022/05/11/CVBOJ3ZYSFG6PNDRZS4PXOISDM/, 2022.5.11) 요지와 뉴시스의 기사(신대희, ttps://newsis.com/view/?id=NISX20221028_0002065639&cID=10201&pID=10200, 2022.10.28.) 요지에 기초하여 그 자초지종과 수사결과를 살펴본다.

위 여성은 그날 일행 3명과 위 골프장의 6번홀에서 첫 샷을 하였다. 여성이 친 공은 오른쪽 방향으로 가다가 연못으로 떨어졌고, 나머지 일행이 친 공은 그보다 30~40m 떨어진 왼쪽 방향으로 갔다. 캐디는 왼쪽으로 친 3인을 보조한 후 오른쪽으로 친 여성을 보조하려고 고개를 돌려보니 보이지 않았다.

캐디가 오른쪽 여성을 향해 갔더니 연못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으며, 코만 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 연못의 가장자리는 2m의 가파른 지형이었다. 캐디와 일행은 여성을 구조하기 위하여 구명튜브를 던졌으나 여성의 손에 닿지 않았다. 재차 구명튜브를 던졌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여성을 구조했으나, 그 여성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하였다.   

경찰은 골프장 연못 주변에 추락 방지용 울타리와 경고문을 설치하지 않거나 안전 주의사항을 설명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위 골프장의 안전관리책임자 A씨와 경기보조원 B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Sanyang GC, Suzhou, 중국, 2016. 3.(필자 촬영)]

다만, 경찰은 골프장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관리책임자들에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함)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검토했으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으로 재해가 발생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나오는 등의 사고를 말한다(제2조 제3호).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나 안전책임자는  공중이용시설의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ㆍ예산ㆍ점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등을 취하여야 한다(제9조 제2항).

위와 같은 조항에 위반하여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나 안전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는 등의 중형에 처하게 되며(제10조), 아울러 골프장 운영법인도 5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제11조).

그런데, 경찰의 설명에 의하면, 이 골프장은 2021년 말  카트사고의 발생 이후 전문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정밀 안전 진단을 받았고, 안전 관련 부서·인원·예산을 마련한 뒤 시설 정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1년에 2차례 정기 안전 점검 계획을 세웠고, 재해 방지와 위험성 평가 내부 지침을 세워 업무를 처리해 왔다.

경찰은 골프장이 사고 예방에 필요한 법규를 지킨 점, 설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물을 수 없는 점, 관리상 결함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용한 점 등을 종합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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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내 사망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여러 구성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경찰의 조사에 의하면 위 골프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나 안전책임자는 위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중대재해처벌법상의 필요한 조치들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고가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고 관련 법령상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었다면, 골프장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나 안전책임자는 엄중한 형사상 대가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즉,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중형을 받게 되며, 아울러 골프장 운영법인도 5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법이 공포된 2022. 1. 27.부터 3년이 경과된 이후에는 근로자가 50인 미만의 사업장에도 적용되므로(부칙 1조), 그 적용대상이 대폭 확대된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국 명나라 때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법은 사적인 정에 치우치지 않는다(法不循情 / 법불순정).”는 경구가 있다.

법은 사적인 정에 치우치지 않고 그 규정을 엄정하게 집행하게 되고, 일단 법에 위반한 이후에는 법의 처벌이 뒤따르니, 삼국지연의의 가르침을 깊이 헤아려서 위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