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프로대회에서 골프규칙상 허용되지 않는 장비를 사용하였다가 관련 규정 위반으로 실격처리된 사례들이 있다.
골프는 자율심판과 매너의 경기로서 어느 경기보다 더 엄격하고 정확한 규정의 준수와 자율적 감시를 요한다. 그럼에도 골프규칙의 위반으로 실격처리됨에 따라 그 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다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이러한 실격사례들 중에는 골프규칙에서 허용되지 않는 장비를 사용한 후 뒤늦게 자의로, 또는 경기위원 등의 지적에 따라 선수의 이름이 갑자기 점수안내판에서 사라지거나 경기 후 실격처리되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정현권, https://golf.mk.co.kr/view.php?sc=30600035&year=2022&no=793854 , 2022.9. 7, 매일경제)를 기초로 골프규칙의 관련 규정과 처리결과를 살펴본다.
G선수는 2022년 7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호반서울신문위민스클래식대회를 마친 직후 거리측정기 사용 위반을 자진 신고해 실격됐다. G선수는 대회 기간 중에 거리측정기의 고도측정 기능을 끈 채로 경기했지만 이러한 기능이 탑재된 장비의 사용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KLPGA 투어 대회는 2022년 시즌부터 선수와 캐디로 하여금 거리측정 장비의 사용을 허용했으나, 고도나 방향 측정 등을 보조하는 장비의 사용은 허용하지 않았다. G선수는 위 대회를 끝내고 바로 신고한 점이 감안돼 실격보다 무거운 징계를 면하게 되었다.
[탄손낫GC, 베트남, 2019. 8.(필자 촬영)]
또한, A선수는 몇 년 전 일본 투어에서 나침반을 꺼낸 캐디의 실수로 도중에 실격됐다. 골퍼가 경기 중에 바람이나 잔디결의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나침반 사용을 금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그 외에도,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는 2022년 6월 미국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3번 우드의 헤드면 중앙에 점선으로 원을 그려 놓았다가 관련 규정 위반으로 실격된 바 있다.
위에서 살펴본 장비 관련 규정 위반사례는 프로선수가 고도의 긴장 상태에서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하다가 부주의로 골프규칙의 규정을 망각하여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위 사례들은 프로선수가 경기 중에 골프규칙을 정확하게 숙지하여 규정대로 경기를 마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청나라 말기의 사상가인 임칙서(林則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촌각도 해이함을 용납해서는 안된다(刻不容鬆 / 각불용송).”라고 경종을 울린다. 어떤 일이 별 문제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더라도 골프규칙에 대한 순간적 해이로 실격되는 큰 사고가 생길 수 있으니, 한 순간도 해이함이 없이 신중하고 치밀하게 처리하라는 것이다.
‘촌각의 해이’함 중에서 가장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골프규칙에 대한 부지나 부주의라고 하겠다. 프로선수가 동작과 맨털에서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더라도,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골프규칙을 모르거나 부주의로 놓친 경우에는 그 경기에서 쌓아온 순위나 결과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골프규칙의 준수는 주말골퍼라고 하여 예외가 아니다. 주말골퍼가 명랑골퍼로서 라운드를 즐긴다고 하더라도, 가급적 엄격하게 골프규칙에 따라 라운드하는 것이 골퍼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