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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Nov 13. 2023

[황당 11] 차문이 잠겨서 골프채를 빌려치다니

차문이 잠기는 바람에 골프채를 빌려 쳐서 컷에 탈락하다

미국 프로골퍼가 차에 골프채와 열쇠를 둔 채 차문을 닫았다가 차문이 잠겨버리는 바람에 골프채를 빌려 경기를 했다가 컷에 탈락한 황당한 일이 있었다.


위 프로골퍼가 열쇠공이 올 때까지 초조와 불안 속에서 티 타임에 쫓기다가 부득이 골프채를 빌려 경기를 하다니 그 황망한 심정과 안절부절못한 표정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에 관하여 관련 뉴스와 기사(http://jtbcgolf.joins.com/news/news_view.asp?ns1=31873, 2017.5.13. jtbc골프; Beth Ann Nicholas, https://golfweek.usatoday.com/2017/05/12/that-time-mariah-stackhouse-locked-her-keys-in-the-trunk/, 2017.12.12, Golf Week)의 요지를 바탕으로 그 자초지종을 살펴본다.




머라이어 스택하우스(Mariah Stackhous)는 2017년 5월 사우스캐롤라이너주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시메트라 투어(2부) 헬스케어 파운데이션 클래식 1라운드를 앞두고 있었다. 그의 티 타임은 오후 1시 37분이었다.


스택하우스는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하고 Q스쿨을 통과한 루키로서 골프장과 불과 3분 거리에 있는 그린우드 레이크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 1시경 사달이 났다. 스택하우스는 골프채가 들어있는 차에 열쇠를 둔 채 문을 닫는 바람에 그만 차문이 잠기고 만 것이다.


스텍하우스가 바로 LPGA 경기위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그 경기위원은 그곳에 와서 상황을 확인한 후 열쇠공이 오후 1시 20분까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열쇠공은 그 때까지 도착하지 않았다.  


스택하우스는 하는 수 없이 골프장으로 이동하여, 골프채는 헤드 프로로부터 빌렸고, 골프화와 골프공과 장갑은 프로샵에서 구입했다. 그가 첫 홀에서 티 샷을 마친 후 5분이 지나서야 열쇠공이 도착했다. 그러나 골프규정상 라운드 중에 이미 사용한 클럽을 바꿀 수 없다.


결국 스택하우스는 빌린 골프채로 그 라운드를 마쳤다. 연습라운드를 하지 않았던 그는 1라운드에서 4오버파를 기록했고, 중간 합계 7오버파로 컷에 탈락했다.


LPGA 투어 카드는 2부 투어의 상금 순위 10위까지 부여되는데, 그는 당시 2부 투어에서 11위를 달리고 있어 한 게임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2019. 8. 필자 촬영]


프로골퍼가 뜻밖의 실수로 차문이 잠기는 바람에 트렁크에 있는 골프채를 꺼낼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채로 경기를 하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골프는 어느 종목보다는 장비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 사소한 실수로 다른 사람의 골프채를 써야 했으니 어떻게 만족스런 스코어가 나올 수 있었으리오! 스택하우스의 컷 탈락은 불운의 결과가 아니라 자초한 실수라고 볼 수 있겠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시경(詩經)에 “(얇은 얼음을 밟듯이, 깊은 곳에 다가가듯이) 작은 부분까지 신중하고 조심해서 일을 처리하다(如履如臨 / 여리여림).”라는 구절이 있는데, 스택하우스가 시경의 경구와 같이 차문의 잠금상황까지 신중하고 조심해서 대비했더라면 위와 같이 황당한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골프유머에 삼국지의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와 관련하여 골프에서는 장비(裝備)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골프채라는 장비의 중요성이 실감나게 와닿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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