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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_2천만원짜리 펏 레슨의 비책을 접하다

2천만원짜리 펏 레슨의 비책을 접하다

by 나승복

2천만원짜리 펏 레슨의 비책(秘策)은 어떤 것이었을까?


필자는 지인으로부터 펏 레슨의 비책을 전수받기 위하여 라운드를 마련했다.
라운드 일자는 1개월 후로 잡았다.


비책 전수일이 다가오기 전에 서너 차례의 라운드가 진행되었다.
펏을 제외한 샷들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으나, 대부분 펏이 스코어에 중대한 장해였다.


어떤 날은 10여m의 롱 펏을 잘 붙였으나 가서보면 컨시드 받기에는 애매한 거리였다.
1m 정도의 거리가 남다보니, 세기의 난제에 직면했다.


컨시드를 받아도 개운치 않았다.
홀아웃까지는 아니더라도 은갈치(금속부분의 길이) 정도는 되어야 마음이 가벼웠다.


1개월의 수행기간은 길고도 길었다.
빠른 전수를 통해 지긋지긋한 펏의 나락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다.


마침내 그 라운드 일이 당도했다. 펏의 비책을 전수받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였다.

더욱이 2천만원짜리나 되는 거액의 비책이 아닌가?


[2016. 2. 필자 촬영]


지인과의 라운드는 다른 친구들과의 라운드와 달랐다.
다른 샷은 몰라도 펏만큼은 확연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고도의 노하우가 소개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간단했다.
2천만원짜리의 레슨이라고 하기엔 믿겨지지 않았다.


퍼팅 때 백스윙 10cm와 팔로우 10cm를 정확하기 지키는 것이었다.
특히, 둘 중에서 팔로우 10cm 지점을 직시하면서 퍼터가 곳을 지나도록 하는 것이었다.


라운드 중에 이 비책을 실행에 옮기려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말은 간단했지만 실행은 어려웠고, 결과는 미흡했다.


비책을 가까이서 전수받았다고 하더라도 필자에게 이식하는 것은 별개였다.
분명히 공 좌촉의 10cm 지점을 직시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필자의 눈은 굴러가는 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참 묘한 일이었다. 분명히 공의 좌측 10cm 지점을 직시했는데, 나의 눈은 그곳을 무단이탈했을까?

어찌 보면 전수에서 안착하는 과정이 2천만원 상당의 내공을 요하는 일이었다.


"공 좌측의 10cm 지점을 본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예 2초 정도 응시하세요!"

지인은 필자의 시행착오를 주시하더니 핵심을 짚어 주었다.


틈 나는대로 집에서, 사무실에서, 그리고 펏 연습장에서 10cm-2sec 원칙을 지키려 애썼다.

상상 이미지로, 연습 스윙으로, 실제 라운드로 다양하게 반복하여 구현했다.


그 후로는 공을 보고 싶은 유혹에서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방향성과 거리감도 좋아지면서 펏이 주는 뜻밖의 행복감을 맛보았다.


2천만원짜리 펏 레슨이 준 행복감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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