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지인은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첫 라운드 전에 체계적인 레슨과 충분한 연습을 거쳤다. 게다가 스크린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기초를 다졌다. 아니나 다를까 첫 필드라운드에서 90대 초반의 스코어를 일궜다. 라운드 횟수가 10회에 이르기 전에 81타의 대기록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동반자들을 당황스럽게 한 수준을 넘어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고 했다.
2020년 가을, 몇 달만에 그 지인을 만났다. 골프 재미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는 부상으로 당분간 칠 수 없다고 했다. 과도한 연습으로 척추와 늑골에 큰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는 몇 개월간 거의 매일 5시간씩 야외연습장에서 볼을 친 게 화근이었다. 완벽성과 즐거움이 다투어 자극했는지 너무 무리했던 것이다. 체력이 감당할 수 없음에도 과도한 의욕으로 무리한 스윙을 반복했던 것이다.
진(晉)나라 명의인 갈홍(葛洪)은 포박자(抱朴子)에서 지인과 같은 골퍼에게 일침을 가한다. “힘을 이겨낼 수 없음에도 무리하게 올리려 하면 다친다(力所不勝而強擧之,傷也).” 라고. 자신의 수준이나 상태를 고려하여 적당하게 힘을 써서 운동을 하라는 가르침이다. 수준이나 상태가 힘에 부치는데 억지로 수준을 올리려 하거나 무리하게 연습을 하면 부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좌전(左傳)은 “가능성을 살핀 후 나아가고 어려움을 안 후 물러서라(見可而進,知難而退).”고 충고한다. 이를 골프에 적용하자면, ‘가능성을 살핀다’ 함은 연습을 계속해도 몸에 무리하지 않고 스윙을 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분석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려움을 안다’ 함은 힘에 부치는 상태에서 무리한 연습으로 부상이 생길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신중한 분석과 냉정한 판단으로 연습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하여 지혜롭게 결정하라는 가르침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18. 10.(필자 촬영)]
프로 골프 지망생에게서도 간간히 이런 문제가 생긴다. 그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 입문하여 힘겨운 연습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중학생 때가 되면 하루에 천 개가 넘는 연습볼을 친다고 한다. 성장기에 경쟁적으로 한 방향의 과도한 운동을 지속하다 보니 부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잦은 시합으로 근육과 관절의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일정한 순위에 들어가기 위해 불철주야 연습을 반복한다. 치열한 경쟁이 무리한 연습을 초래하고, 무리한 연습이 중대한 부상을 야기한다. 이로 인하여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 골퍼든, 주말 골퍼든 부상을 입게 되면 완치될 때까지는 정상적인 라운드를 할 수 없다. 철저한 관리로 온전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모든 운동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전문가의 교습 하에 적당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연습을 하는 것이 부상을 피하는 길이다. 특히, 주말 골퍼의 경우 여가를 즐기는 수준에서 힘에 부치지 않을 정도로 지혜롭게 연습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래야만 오랫동안 그 좋아하는 골프의 재미를 향유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다른 운동에서도 힘에 부치는데 무리하게 연습을 하다가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상이 주는 아픔 못지 않게 다른 경쟁자들이 집중적인 연습으로 앞서간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고난과 시련을 피하기 위해서는 갈홍과 좌전의 훈계를 깊이 되새길 일이다.
◆ 문헌
✔ 갈홍(葛洪) : 283~343, 동진 문인, 도교 이론가, 의술가
✔ 포박자(抱朴子) : 갈홍이 춘추전국시대 이래의 신선이론을 집대성한 도교서
✔ 좌구명(左丘明) : B.C.556~452, 춘추시대 노나라 역사가
✔ 좌전(左傳) :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전해지는 춘추(春秋)의 주석서
◆ 한자
✔ 力所不勝而強擧之,傷也 – 葛洪,抱朴子
[역소불승이강거지, 상야 – 갈홍, 포박자]
✔ 힘으로 이겨낼 수 없음에도 억지로 올리려 하면 다치니라.
✔ 勝: 이길 승, 強: 강할 강, 擧: 들어올릴 거, 傷: 다칠 상
● 다음 호부터는 “한시와 함께 하는 골프투어”에 관해 7토픽을 쓰고자 하며, 그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골프는 수려한 자연과 흥겨운 재미를 선사한다. 멋진 라운드로 신선이 되어 보라. 봄날의 청산녹수, 여름의 풀꽃향기, 가을의 단풍소리, 겨울의 은빛설원은 감동이다. 미주(美酒)에 담소를 나누면 고뇌는 사라진다. 한시 산책을 겸한 골프투어로, 자연의 과객이 되고 재미의 주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