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샷과 재미난 대화로 신선이 되어 보라
● “한시와 함께 하는 골프투어 1~7"의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골프는 수려한 자연과 흥겨운 재미를 선사한다.
멋진 라운드로 신선이 되어 보라.
봄날의 청산녹수, 여름의 풀꽃향기,
가을의 단풍소리, 겨울의 은빛설원은 감동이다.
미주(美酒)에 담소를 나누면 고뇌는 사라진다.
한시 산책을 겸한 골프투어로,
자연의 과객이 되고 재미의 주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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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샷과 재미난 대화로 신선이 되어 보라
골프가 우리에게 주는 재미는 무궁무진하다. 긍정의 마음으로 골프에 다가가면 18홀에 몇 번은 쾌재(快哉)의 찰나를 즐길 수 있다. 좁은 듯한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멋진 티샷, 바람소리 내며 반듯이 날아가는 우드샷, 보이지 않는 그린에 사뿐히 올라가는 아이언샷, 어려운 경사를 곡예하듯 흘러서 홀에 다가가는 펏…
이러한 것들은 프로선수나 싱글골퍼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기에, 분위기를 데우는 정담과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웃음은 골프의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 라운드 중 티샷을 기다리면서 오가는 위트에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또한, 그늘집에서 한 잔 술을 곁들이면서 나누는 미담에 박장대소를 연발하기도 한다.
소동파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속세를 버리고 홀로 서 있듯이 훨훨 날아, 신선이 되어 선경에 오르네(飄飄乎如遺世獨立,羽化而登仙).” 라는 구절이 있다. 세상의 무거운 짐이나 스트레스를 뒤로 한 채 초연히 올라서서 선경의 신선으로서 새로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리라. 이러한 행복감을 골프에서도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다. 필자와 동반자들은 긴장된 펏을 통해 이러한 행복감을 누린 바 있다.
필자는 2019년 7월 파주에 있는 서원힐스CC에서 중학교 친구들과 라운드한 일이 있었다. 한여름 치고는 흐린 날씨에 덥지 않았으며, 약간의 바람도 불어 시원했다. 수준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어서 타당 천 원짜리 스트로크 게임을 하기로 했다. 동코스 마지막 홀(파5)에서 모두 파온에 안착하였다. 친구들은 약 9미터, 4미터, 2.5미터의 펏을 남겨두고 있었고, 필자는 7미터 정도의 펏을 남겨두고 있었다.
[티클라우드CC, 2019. 8.(필자 촬영)]
평소 싱글을 자주 기록하는 친구가 약 9미터 펏을 하였는데, 볼이 내리막을 타고 홀을 향해 구르더니 “어! 어!” 하는 순간에 거침 없이 들어갔다. 그 친구의 놀라움과 동반자들의 축하로 버디의 흥분이 그린에 넘쳤다.
이어, 필자가 약 7미터의 펏을 준비할 때는 그 흥분이 긴장으로 변해 있었다. 친구의 내리막 펏이 도움을 주긴 했으나 필히 컨시드 거리 내로 붙여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퍼터를 떠난 볼이 홀을 향해 구르더니 초조함을 뚫고 홀컵으로 들어갔다. 전혀 생각지 않은 버디펏이었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나머지 두 친구들의 긴장감은 훨씬 더 컸을 텐 데도 모두 부담스런 버디펏을 성공시켰다.
캐디는 4인 전원이 같은 홀에서 모두 버디를 한 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캐디 일을 한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라운드 후 클럽식당에서 초저녁 가랑비를 앞에 두고 한 잔 술에 자축하며 담소를 이어갔다.
이 기록은 프로투어에서도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리라(프로투어 대회는 거의 모두 3인 플레이이기 때문이다). 그날 같은 홀에서 이루어 낸 올버디의 감동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으며, 이 친구들과 라운드할 때면 그 감동순간을 되새기며 웃음꽃을 피우곤 한다.
골프가 주는 재미는 타인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즐거운 담소(談笑)로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명나라 때 어의(御醫)인 공정현(龔廷賢)은 섭양(攝養)이라는 시에서 주말 골퍼에게 큰 가르침을 전한다. “늘 재미난 얘기를 나누며 많이 웃어라. 항상 즐거운 마음을 지니되 화 내지 마라(每把戲言多取笑,常含樂意莫生嗔 / 매파희언다취소, 상함낙의막생진).”는 것이다. 라운드 중 티샷을 기다리거나 그늘집에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때, 유머나 미담에 웃음을 나누며 소소한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 이는 주말 골퍼가 누릴 수 있는 특전이리라.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바쁜 일들로 심신이 피로한 경우가 많다. 망중한(忙中閑)의 시간을 내어 멋진 사람들과 미주(美酒)에 담소를 나누는 것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긍정 마인드로 즐겁고 해맑은 담소를 이어가도록 실행에 옮겨보자. 적벽부의 구절과 동화되는 길이다.
◆ 작자
✔ 소식(蘇軾) : 1037~1101, 동파, 북송 시인, 학자, 정치가
✔ 전적벽부(前赤壁賦) : 소식이 1082년 7월 적벽에서 선유(船遊)하며 지은 글
✔ 공정현(龔廷賢) : 1522~1619, 명나라 때 명의
✔ 섭양(攝養) : 공정현이 다년간의 의료경험을 취합한 시
◆ 한자
✔ 飄飄乎如遺世獨立,羽化而登仙– 蘇軾, 前赤壁賦
[표표호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 소식, 전적벽부]
✔ 속세를 버리고 홀로 서 있듯이 훨훨 날아, 신선이 되어 선경에 오르네.
✔ 飄: 휘날릴 표, 乎: 어조사 호(~에), 如: 같을 여, 遺: 버릴 유, 獨: 홀로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