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6] 내기 골프가 억대 도박으로 치닫다니

법의 망은 피할 수 없으니 그 안에서 즐겨야

by 나승복

H씨 일행은 2004 제주도 소재 00골프장에서 각자 핸디캡을 정하고 홀마다 또는 9홀마다 돈을 걸고 26 내지 32회에 걸쳐 내기 골프 하였다. 일행 사람은 나머지 일행이 내기 골프를 빙자하여 자신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하였다고 고소하였다.


2 법원과 대법원은 내기 골프를 한 일행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으나, 1심 법원은 골프 경기의 승패는 개인의 기량에 의하여 결정되고 우연적 요소가 적으니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하여, 당시 각종 언론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 사건에서 내기 골프가 도박죄를 구성한다는 2 판결의 요지와 대법원의 판결이유를 소개한다.

2 법원은, 일행은 1타당 50~100만원으로 하되 라운드 정산하여 계좌에 이체하기로 정한 , 3인은 26회에 걸쳐 합계 6억여 상당의 상습도박 했고, 나머지 1인은 32회에 걸쳐 합계 8억여 상당의 상습도박 했다고 인정한 후, 사람에 대해서는 징역 6,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해서는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6.1.11. 선고 20052065 판결). 대법원은 2 법원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일행은 모두 유죄로 확정되었다(2008.10.23. 선고 2006736 판결).

대법원은, 형법상도박 의미는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말하며(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5802 판결), 여기서우연이라 함은 주관적으로당사자에 있어서 확실히 예견 또는 자유로이 지배할 없는 사실에 관하여 승패를 결정하는 말하고,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며,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성의 사정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는 때에는 도박죄가 성립 있다고 판시하였다.

2 법원은 내기 골프에 대해 도박죄가 성립할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주된 이유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① 골프는 당사자의 기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기의 일종이지만, 경기자의 기량이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다고 하여도 내지 경기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수 없다.


② 골프가 진행되는 경기장은 자연상태에 가까워서 선수가 공이 날아가는 방향이나 거리가 다소간 달라짐에 따라 공이 멈춘 자리의 상황이 상당히 달라지기 쉽다. 이는 경기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대단히 우수한 선수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치는 공의 방향이나 거리를 자신이 원하는 최적의 조건으로 또는 경기결과에 영향이 없을 정도로 통제할 수는 없다.


③ 도박죄에서 요구하는 우연은 선수들의 기량, 투지, 노력 등에 대비되어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된우연 아니라당사자 사이에 있어서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없는성질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가치평가와 무관한 개념이므로, 선수들의 기량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경기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없다.


④ 골프를 비롯한 운동경기와 화투, 카드, 카지노 등에서 승패의 결정에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이라는 요인과 이와 무관한 우연이라는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매우 상대적이다.


[제이에스GC, 미야자키, 일본, 2015. 3.(필자 촬영)]


한편, 대법원 일행 중 사람이 사기 범행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배척하였는데, 대법원이 정당하다고 2 법원의 주요 이유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① 개인의 골프 핸디캡은 객관적으로 계량화하여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고, 실제 당사자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핸디캡은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에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


② 내기 골프에서의 핸디캡 조정 등과 같이 도박의 조건을 설정하는 당사자 사이의 조치는 당사자들의 객관적인 기량차이 뿐만 아니라 서로 승산이 높게 도박을 하려는 자연스런 시도가 반영된 일종의 흥정의 결과이기도 하므로 이를 함부로 기망행위로 보기 어렵다.


③ 한 일행은 내기 골프로 돈을 잃자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다른 피고인들을 압박하여 수억 원을 받아내고 후에도 핸디캡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조정할 것과 새로운 조건으로 내기 골프를 계속할 것을 요구하면서 내기 골프로 잃은 돈을 순순히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④ 나머지 일행들이 골프경기를 하면서 조직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경기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속임수를 현장에서 사용한 흔적을 찾을 없다.



일행에 대한 공소사실과 일행의 주장요지를 살펴보면, 대자연이 선사하는 힐링 골프는 사라진 도박이라는 범행이 필드를 지배하게 되었으니 딱하기 그지없다. 내기 골프라는 미명하에 돈을 따겠다는 탐욕과 집착으로 과도한 긴장과 이기심이 소중한 시간과 아름다운 공간에 넘쳐 흘렀음을 알 수 있다.


도덕경(道德經) 이러한 골퍼들에게천도(天道) 그물은 광대하고 듬성듬성하지만 빠져나갈 없다(天網恢恢,疏而不漏, 73) 일침을 가한다. 하늘의 그물(天網) 중에서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법의 그물(法網) 넓고 크며 듬성듬성해 보이지만 엄정한 것이어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그에 상응한 처벌이나 대가를 피할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나라의 문장가인 백거이(白居易) 장자의 우화를 바탕으로 이런 골퍼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달팽이뿔만큼 좁은 세상에서 어인 일로 다투는가(蝸牛角上爭何事)?라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달팽이뿔보다 좁다. 이렇게 좁은 세상에서 동반자들간에 분쟁이 발생하여 고소에 이른다는 말이 되는가! 더욱이 아름다운 산하와 꽃향기 그윽한 청풍에 대해 어떻게 고개를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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