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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서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헤즈볼라에 대한 파상공세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전쟁과 수뇌부 지지율의 상관관계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자에서 벌어진 전쟁의 직접적 도화선이 된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1주년인 10월 7일, 네타냐후의 지지율 상승의 원인에 대한 색다른 분석이 나왔습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의 두 기자가 파이낸셜 타임스에 올린 ‘이스라엘을 바꾼 해’라는 기획 기사가 그것입니다.
기사에 의하면 이들이 볼 때, 가자 전쟁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거셀수록 오히려 이스라엘 내부는 더 강경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많습니다. 예컨대 국제 적십자 위원회가 하마스에 의해 잡혀간 이스라엘 인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전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해서만 항의하는 것, 이스라엘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하마스에 포로로 잡혀 있는 1살과 5살 아이들, 성적 폭행의 위협에 직면한 젊은 여성들에 대해 세계가 신경 쓰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가 됩니다.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습격으로 죽은 약 1,200명에 대한 이야기 역시 국제사회는 외면하고 있다고 항의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외면이라는 설명입니다. 기자가 만난 이스라엘 사람들은,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세상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전합니다. 한 마디로 그들은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있고, 그것이 정부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는 이유라는 분석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전쟁으로 사망한 42,000명 가운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는 현실,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 거의 모두가 터전을 떠나 이주했고 대부분의 집이 파괴된 황무지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현실, 이런 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끊이지 않는 대신 인질로 잡혀간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오히려 네타냐후에 대한 지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 년 전 하마스의 습격이 일어났을 때만 해도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과 하마스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던 국제사회 여론이 점차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과 규탄으로 바뀌는 모습에 이스라엘은 절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는 서방 세계의 확고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버림받았다는 아이러니에 직면하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