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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프로젝트하는 작가가 잠수를 타버린 썰

잠수타지마라

약 두달 전쯤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기로 대전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님과 미팅을 하게 되었다.


나는 현재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지만 갤러리보단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으며, 학교를 졸업 후에 공간을 이전해야하는 문제가 있어서 다른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비어있는 공간을 갖고계시는 작가님을 알고 있어서 연락을 드려서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었다.

공간 옥상에서 보면 보이는 뷰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나름 순조로웠다. 공간 컨셉은 로컬 아티스트들과 지역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획 전시를 진행하며, 대전 아티스트 커뮤니티를 운영하여 도시재생 활동까지 이어나가려 했다. 운영 목표는 각자 로컬에서 사업을 하고 싶었으며, 로컬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가능하다는 포트폴리오를 쌓고자하였다. 그렇게 공간 콘셉가 목표와 목적을 정하고 나니 폐공간을 리모델링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나랑 인연을 맺고 있는 지역에 멋진 목공팀에 견적 요청을 받게되었으며, 약 1,000 - 1,200만 원정도였다. 이후 에어컨부터 천장 등을 전부 진행하려면 2,500 - 3,000만 원 사이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대전 지역의 기업 후원 or 지원, 지자체 지원이나 공모사업 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지 알아보고 있었다.


목공팀과 견적을 내고 있는 상황


견적을 받고 나서 그 다음에 미팅을 진행하기 위해서 각자 역할을 나누고 공간을 운영하기 위한 초기 예산을 각자 어떻게 확보할 것인 지에 대해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약속 시간 1시간 전에 전화가 왔다.


"대표님 작업실이 너무 더워서 지금 도저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다음 주 중에 제가 대표님 사무실 근처로 가겠습니다."


마지막 대화였다.



그 이후로 전화를 받지도 않으며, 카톡에 답장이 없었다. 이후에도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아서 겹지인분과 대화를 통해 수소문해봤지만 여전히 연락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대전을 돌아다니던 중에 해당 작가님의 자동차를 발견했지만 일정이 바빠서 근처에서 대기는 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마지막 카톡을 남기게 되었다.


아직도 어떤 이유로 잠수를 타신건 지 알 수 없다. 다행이 돈이 오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진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실제 예술 작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연락이 종종 두절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번을 계기로 주변 작가님들을 통해 알게되었는데, 참 신기한 세상인 것 같다.


오히려 요즘은 일이 너무 바빠져서 복합문화공간까지 진행했으면 완성도있게 마무리 못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 참에 하반기 프로젝트를 정리하면서 일정 조율을 통해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해봐야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잠수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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