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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Nov 03. 2021

헬스장 방역패스, 파라인플루엔자 유행과 건강

코로나19만 안 걸리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코로나19에 걸리는 것과 비만으로 변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위험할까?


물론 비만으로 죽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비만 그 자체보다는 코로나19가 더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당뇨병과 고혈압, 관절염 등등 각종 질환을 불러온다.


그리고 비만인 상태로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위험이 높다.


오늘 스웨덴 언론 svt에서는 약 30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GIH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비만인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위험이 훨씬 높음을 밝혀냈다.


심폐지구력이 낮고 비만도(BMI)가 높은 사람들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심폐지구력이 높고 정상 범위의 체중을 가진 사람보다 코로나19로 중증에 빠질 확률이 2~3배 높다.


코로나 또한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기초 체력이 좋다면 잘 이겨낼 수 있다.

이미 체력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코로나19가 특히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헬스장 업주들이 거리로 나섰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해 방역패스(백신패스) 도입으로 인해 많은 미접종자들이 환불 요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같은 백신 접종자들이야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었다지만, 

잘 가던 헬스장에 사실상 출입이 불가능해져버린 미접종자들에게는 오히려 일상이 더 불편해져 버렸다.


그들에게는 일상의 회복이 아니라 일상의 박탈로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19만 안 걸리면 건강한가?


정부는 방역패스(백신패스)의 도입 취지로 "감염에 취약하고 중증이나 사망 확률이 높은 미접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임을 주장한다.


그런데 헬스장에 대한 방역패스는 모순에 빠져버린다.

감염에 취약하고 중증이나 사망 확률이 높은 것은 미접종자도 분명히 해당되지만, 

건강이 약한 사람 또한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접종자가 취약한 것은 코로나19 하나이지만, 건강이 약한 사람이 취약한 것은 매우 다양하다.)


건강하려고 가는 헬스장이고, 몸이 건강하다면 코로나19를 극복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기회가 박탈당하는 아이러니다.


식당이나 카페는 미접종자들도 약간의 제약이 있지만 이용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그들이 헬스장만 안 간다고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헬스장 아니라 "산스장", "공스장", 즉 산에 있는 운동기구나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 등도 이용할 수 있고, 여기를 통해서도 건강을 찾을 수 있기는 하지만, 

실내체육시설이 주는 편안함 때문에 헬스장을 가지 못한다면 운동을 포기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운동을 안하며 건강한 몸을 가꿀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그리고 그렇게 약해진 상태로 코로나에 걸린다면 무엇이 더 위험할까?


백신 안 맞은 상태로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코로나에 걸리는 것이 더 위험할까,

아니면 운동을 못해 약해진 상태로 다른 질병이나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위험할까?


코로나19에 대한 항체 보유 여부는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부분적인 척도에 불과하다.


가령 "코로나 걸릴래, 비만이 될래?"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비만을 선택할 사람이 많겠지만,

"코로나 걸릴래, 당뇨 걸릴래?"라거나, "코로나 걸릴래, 고혈압 걸릴래?"를 물어보면 답변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생명과학을 공부하지 않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헬스장에 대해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것에 대하여 과학적 공감은 잘 안간다.



여름감기로 불리는 파라인플루엔자가 이례적으로 지금까지 유행이라고 한다.


마스크를 잘 껴서 감기도 사라지고 모든 호흡기 질환이 사라졌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나는 마스크가 언제 어디서나 유용한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마스크를 잘 껴서 사라질거면 우리나라는 이미 코로나19 종식의 기쁨을 누리지 않았을까?)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분명한 감염통제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공기가 순환하는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효과가 없다는 실증연구도 매우 많다.


외부의 미생물 등 다양한 오염원과 어느정도 접촉함으로써 사람들의 면역력은 길러지기 때문에,

특히 야외에서 활발하게 미생물과 접촉할 필요성이 있다는 실증연구도 존재한다.


특히 24개월 미만의 어린이는 정상적인 호흡기 발달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질병관리청마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지만, 

신생아도 쓸 수 있게 아주 작게 만들었다는 유아용 마스크는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유아용 마스크"는 "유아용 알콜", "유아용 담배"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다.


원래 사그라들었어야 할 인플루엔자가 사라지지 않고 유행하는 것은 마스크 때문에 약해진 면역력 탓도 있지 않을까?


세상의 질병은 코로나19만 존재하지 않는다.

코로나19에 집중하는 사이 우리의 몸은 다른 것을 놓치며 오히려 더 약해질 수 있다.


<참고>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에 지나치게 범용적인 마스크 착용이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은 저의 개인적 의견이며 과학적으로 검증된 의견은 아닙니다.
다만 실외 마스크의 효능이 낮다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음으로써 미생물과 활발하게 접촉하는 기회를 가지는 경우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위험한 사람들이 있다.


노인들의 경우에는 코로나19가 매우 심각하고 중요한 질병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요양원 등의 시설에 방문할 때 3R 형태의 방역절차(백신접종, 감염 후 완치, 검사 후 음성)를 도입하는 것은 찬성하고 있다.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또한 찬성하고 있다.


우리가 정말 해야할 것은 미접종자가 헬스장에 가도 되는지, 

(적어도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썼는지 여부로 다투는 것이 아니다.


정말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을 최선을 다해서 보호하고, 이 사람들을 만날 때 조금 더 증상에 유의하고 가능하면 위험이 낮은 방법(공원 산책과 같은 야외에서 만나거나, 가정 등에서 소규모로 만나는 등)으로 만나는 것이다.


누군가를 감염을 확산시키는 악의 축으로 만들고 손가락질하고 싸우기보다는,

함께 최선을 다해서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지키자는 말이 백신패스를 두고 싸우는 사람들 앞에서는 참 공허하게 들린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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