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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Nov 27. 2021

코로나 치료비 자기부담이 백신접종을 독려할 수 있을까?

차별적 조치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부담한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미접종자가 코로나19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료비를 자가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접종 독려 효과가 있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조치가 접종 독려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고 사회적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백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백신 접종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일정 부분의 치료비를 부담시키는 것이 백신 접종을 독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사라 비포스 스웨덴 공중보건국 역학자가 진행한 기자회견을 보고, 한국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1. 백신은 감염통제 효과가 일부 존재합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스웨덴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9%대에 달하고 있습니다.


만약 백신의 감염통제 효과가 전혀 없다면 확진자 중 백신접종 완료자의 비율은 백신접종 완료율과 똑같은 69%일 것이고, 감염통제 효과가 100%라면 모든 확진자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일 것입니다. (아래 그림)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의 확인

* Ovaccinerade: 미접종, Vaccinerade: 접종 완료


스웨덴의 경우 약 30%의 미접종자가 전체 감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백신은 어느 정도의 감염 차단 효과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의 감염 차단 효과는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한편, 연령별 백신접종 여부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의 확인이 아래와 같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연령별 코로나19 감염의 확인

대부분의 연령층에 있어 백신의 감염차단 효과는 뚜렷하게 보이지만,


70세 이상의 경우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65세 이상으로서 요양원에 거주하거나 홈 케어를 받는 경우 백신 접종 완료 비율(90% 수준)과 감염 비율이 거의 유사합니다. (아래 그림)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요양원에 거주하거나 홈케어를 받는 고령층의 코로나19 감염의 확인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의 감염차단 효과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때문에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부스터샷의 중요성이 매우 큽니다.



특히 고령층은 감염될 시 백신접종여부에 관계없이 코로나19의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가령 백신 미접종인 건강한 20대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70대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빨리 부스터샷을 맞아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백신은 중증과 사망 예방에 매우 탁월합니다

백신의 감염차단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백신은 여전히 매우 효과적인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중환자실(IVA) 입원자 수


고령층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라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할 수 있으며,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짐에 따라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도 떨어지고 있지만,


젊은 층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집중 치료실까지 갈 확률이 매우 낮아짐에 따라 의료체계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습니다.


고령층의 감염 자체를 부스터샷 등으로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을 모두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감염되더라도 최대한의 의료적 보살핌을 제공하여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고령층이 적시에 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젊은 층도 백신을 맞는 것이 권장됩니다. (아래 그림)

연령에 따른 집중치료실 입원자 수

한편,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백신접종자가 더 많이 사망하는 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아래 그림)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사망자 수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한 이래로 저연령대 사망자 수는 거의 0명에 수렴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망은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



고령층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이 크며, 따라서 부스터샷 등으로 면역 효과를 증가함은 물론 저연령층을 포함한 모두가 특별히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령에 따른 사망자 수

코로나 치료비 자기부담, 모두가 부담해도 백신 미접종자가 크게 부담합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김부겸 총리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서만 치료비 자기부담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것이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전가하며 사회의 갈등을 키우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이 조치가 시행된다면 미접종자들은 백신 접종을 선택하기보다는, 더 위축되거나, 혹은 사회에 더 큰 불만을 가지고 각종 방역조치의 수용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불행한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불행한 일일 겁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두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감염되어도 곧 괜찮을 거라 생각하거나, 부작용이 걱정될 수도 있습니다.


* 참고: 백신 미접종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사 (한겨레)

고령 미접종자들 “부작용이 더 겁나”…‘설득’ 숙제 받아든 위드 코로나

31살 회사원 “감염돼도 곧 괜찮아져…굳이 접종 필요 있나”


이 여러 가지 이유들 중 대부분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생각이고, 자신의 선택으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 또한 최대한 백신 접종을 설득하되 그래도 안된다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방역 패스 등으로 백신 미접종자들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나아가 치료비까지 부담시켜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과도한 조치입니다. 


가령, 돌파감염된 백신 접종자로부터 미접종자가 감염된다면 접종자는 무료 치료, 미접종자는 유료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정의롭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또한 미접종자에게만 치료부담이 부과되는 경우 오히려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기피해서 본인 입장에서는 적절한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사회적 입장에서는 감염을 확산시키는 부정적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접종자와 미접종자가 모두 공평하게 일정 부분의 치료비를 낸다면 자연스럽게 백신 접종을 권장할 수 있습니다.


가령, 백신 접종은 약간의 감염 차단 효과가 있습니다. 감염될 확률이 낮고 따라서 치료비를 부담하는 상황(감염의 상황)을 마주칠 확률도 낮아질 겁니다.


또한, 백신 접종은 중증과 사망으로부터 보호합니다.


확진되어도 집에 머무르는 자가 치료의 경우 사실상 치료비가 거의 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 치료를 받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모두에게 비용을 요구하더라도 백신 접종자가 지불해야 하는 예상 비용은 낮을 것입니다.


집에서도 휴식을 취하며 회복할 수 있는 건강한 백신접종 완료자들도 생활치료센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치료비 부담이 일부 있다면 대부분이 집에서 머무르고, 병원 치료가 꼭 필요한 사람들만 병원을 방문할 것이므로 의료체계의 최적화와 효율화 또한 꾀할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자와 백신 미접종자 모두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백신 접종자가 낼 비용은 훨씬 낮을 것이고,


이는 백신 접종을 강제 없이 자연스럽게 권장하는 조치가 될 수 있습니다.


방역 패스와 같이 강제적 제도를 통해 "백신은 못 믿지만 자유롭게 살고 싶어 접종하겠다"라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를 종합해보니 접종하는 게 낫겠다"라며 접종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인 조치이기도 합니다.


백신의 효과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접종을 권장하는 것은 정부와 우리의 몫입니다.


그들의 자유를 제한하여 "이래도 접종 안할래?"라며 협박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물론 저소득층 등에 대해서 배려가 있어야겠습니다만 모두가 조금씩 나눠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도 말했습니다만, 코로나19는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입니다.


누군가를 뒤에 남겨두고 자꾸 빼려고만 한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백신 미접종자도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고, 우리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위험인자"로 보는 것 대신 "우리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사람들"로 볼 때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건강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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