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백신 접종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12월 1일 현재 백신접종완료율은 한국 79.94%, 스웨덴 69.11%로 한국이 훨씬 높습니다.
무조건 백신 접종률이 높으면 더 좋을까요?
그렇게 따지기는 힘듭니다.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하는데요, 고령층의 백신접종률은 한국보다 오히려 스웨덴이 높습니다.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백신접종률은 한국이 높지만, 백신 접종의 효과를 고려한 백신접종의 질은 두 나라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델타변이의 영향으로 백신의 감염통제 효과가 매우 약해진 지금, 중증과 사망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 백신은 아주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는 백신의 감염 통제 효과를 더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증과 사망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는 유지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웨덴의 통계에서 보면, 고령층에 대한 백신의 효과는 접종이 상당 시간 지난 지금 꽤나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나마 중증과 사망 예방효과가 일부 유지되고 있는 점이 위안이지만, 감염통제 효과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때문에 스웨덴 공중보건청은 고령층이 부스터샷을 접종하도록 계속해서 독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65세 이상의 35%가 부스터샷 접종을 완료하였으며, 특히 백신 접종 완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매우 높은 8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62%의 사람들이 추가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출처: 스웨덴 공중보건청)
우리나라 또한 고연령층의 부스터샷 접종을 지난 10월 5일부터 예약을 받아 18일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초기와 달리 부스터 샷에 대한 열기는 많이 시들어든 것 같습니다.
60세 이상 고연령층, 노인시설과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중 4 198 837 명이 부스터샷을 예약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고연령층의 수가 13 133 568이니, 최대 32%가 백신 접종을 예약했습니다.
예약자 중에는 60대 미만의 종사자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예약한 모든 사람이 실제 접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테니 60세 이상 고연령층 중 실제 접종자는 32%보다 약간 낮아질 것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올라갈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가 확산되며 하루에 약 50만 명씩 예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추세가 지속되어 이 포스팅이 결과적으로 기우에 불과하길 바랍니다.)
그런데 인터넷 뉴스의 댓글을 보면 물백신, 효과 없다 등의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이상합니다.
분명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스웨덴보다 훨씬 높은데, 인터넷 여론들은 안티백신 쪽이 훨씬 더 많습니다.
물론 실제로 접종을 한다면 다행이겠으나 이러한 분위기가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의 백신은 물백신이 되어버린 걸까요?
저는 이것이 우리나라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보건 당국은 백신의 좋은 감염통제 효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아름다운 그림을 바랐을지 모릅니다. 물론 이것이 베스트입니다.
하지만 결국 백신 접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오히려 증가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백신을 왜 받았던 것일까요?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궁금증입니다.
아무리 보건 당국이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가 있다"라고 말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해 잘못된 정보--감염되면 중증이나 사망에 가지 않더라도 영원히 브레인포그에 시달린다거나, 폐가 섬유화된다는 등--가 교정되지 않는 한 코로나19는 "걸려서조차 안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걸리는 것 자체를 막아줄 수 없는 백신은 물백신이요, 효과가 없으며 부작용만 있는 물질에 불과합니다.
제로 코로나는 현실성이 부족하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백신의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는 분명합니다.
특히 고령층에 대해서 부스터샷의 효과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독감 예방 접종처럼 정례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코로나19와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도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없애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증상이 많이 존재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이는 불가능해보이는 목표였고, 결국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어버렸습니다.
다시 글의 제목으로 돌아와서, 스웨덴은 왜 돌파감염이 별로 논란거리가 안 될까요?
비록 백신 접종률은 우리나라보다 높지 않지만 맞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걸려서 항체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아서"나 "안 맞아도 걸리면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 굳이 맞을 필요를 못 느껴서" 정도인 것 같습니다. (안 맞은 사람이 주변에 2명밖에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백신의 효과가 없다거나 물백신이라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스웨덴은 코로나 걸리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중증과 사망을 막을 수 있는 백신의 효과를 믿을 수 있는 겁니다.
즉, 그들에게 코로나19는 "이것으로 인한 중증이나 사망"을 피해야 하는 것이지, 감염 자체를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돌파감염 자체가 그닥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고, 때문에 돌파감염이 논란이 되지 않는 것도 당연합니다.
중증과 사망을 막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스웨덴의 백신 접종은 성공을 거뒀습니다.
한국 또한 엄청나게 커진 확진자 수에도 불구하고 중증과 사망의 수는 비례해서 커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 보면 성공적인 백신 접종입니다만,
감염 차단을 목적으로 본다면 백신 접종이 결과적으로 실패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백신의 감염차단 효과는 부족합니다.
정부 당국은 유일한 해답은 백신 접종 뿐이라지만, 그것이 해답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19와 (백신접종 등으로 위험을 줄이고, 위험군과의 만남 시 특히 위생 수칙에 유의하는 등의 방식으로) 함께할 수 있고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 늦었지만 그것이 정말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