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dsommar Aug 11. 2021

맛있는 수돗물, 마셔도 안전합니다

수돗물 마시기, 탄소중립에 어떤 도움이 될까?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대한민국을 탄소중립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탄소배출량이 매우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전기생산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한데요,


1) 탄소배출이 아주 높은 석탄발전을 퇴출시키거나

2) 석탄발전에서 나오는 탄소를 모두 나무를 심는 방법 등을 이용하여 상쇄시키거나

3) 석탄발전에서 오는 탄소를 모두 포집하여 지하 깊은 곳에 가두는 방식으로 발전 과정의 탄소를 없애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1) 석탄발전을 퇴출시키려면, 신재생발전을 늘리거나,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원전을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원전은 온실가스만큼이나 무서운, 10만 년 동안이나 보관해야 하는 방사성폐기물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적절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석탄발전소는 수명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폐쇄시켜야겠죠.


산업 또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기존의 탄소배출 설비는 폐쇄하는 등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기술 개발 비용, 그리고 기존 설비의 매몰 비용 등 산업계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엄청날 것입니다.

(가령, 정부의 탈원전 계획으로 지어지고 있던 원전의 공사를 중단해버렸죠? 그럼 지금까지 원전에 투자했던 비용은 속된 말로 "그냥 버린 돈"입니다. 이걸 매몰비용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석탄을 사용해야 하는 철강 공장이나, 석유를 사용해야 하는 정유공장 등은 탄소중립을 위해 모두 매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술개발이 전혀 필요 없는, 비용이 가장 낮은 탄소중립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행동 변화죠.


행동 변화, 가장 쉬운 온실가스 절감 방법


예를 들어, 음식을 직접 해먹기 귀찮을 때, 배달 대신 직접 식당에 그릇을 들고 걸어가서 포장해오는 "용기내 챌린지" 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1) 배달 과정에서 드는 온실가스와 2) 일회용 포장용기를 제조/운송/폐기하는 과정에서 드는 온실가스를 모두 줄일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일주일에 한 끼만이라도 육고기 대신 채식을 먹는 것으로도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죠.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온실가스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일주일에 한 끼만 채식을 해도, 자동차 400만대가 멈춰서는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꼭 기업이나 정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줄이기, 평범한 시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또 하나 제안하고자 합니다.

"수돗물 마시기" 운동입니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 캐릭터

수돗물 마시기로 탄소중립에 작은 실천을 해보자

유럽 여행을 가보신 분은 "탭 워터"와 "미네랄 워터", "스파클링 워터"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유럽 대부분 식당에서 "미네랄 워터"는 돈 주고 사마셔야 합니다.

"물은 셀프"이지만, 적어도 공짜로는 마실 수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유럽 사람들이 너무 인정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유럽에서도 물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심지어 "물은 셀프"인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직접 가조다주시는 친절함까지!)

"탭 워터", 즉 수돗물을 달라고 하면 되는데요,

식당에 따라서 수돗물을 미리 냉장고에 넣어두어 시원하게 준비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럼 수돗물을 마시는 게 왜 탄소중립에 도움이 될까요?

우선 생수 제조과정에서 드는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가령, 생수병을 제조하는 데 드는 플라스틱 등을 절감할 수 있죠.

또한, 생수를 옮기고, 판매하고, 생수병을 재활용하고, 폐기하는 등 생수의 전과정에서 드는 온실가스도 모두 절감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정수기와 수돗물을 비교해도 필터의 생산, 폐기 등 전과정에서 드는 온실가스, 정수기가 쓰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드는 온실가스 등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돗물을 제조하는 데에도 온실가스가 필요하나, 생수나 정수기에 비해 훨씬 적게 듭니다.)


수돗물, 맛과 품질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북유럽 국가에서 수돗물을 마시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지난 번에 포스팅한 드라마 <SNÖÄNGLAR>에서도 아이에게 수돗물을 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죠.

북유럽국가는 수돗물을 마시는 게 익숙합니다. 드라마 <SNÖÄNGLAR> 중.


스칸디나비아와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가 주로 화강암 위주로 분포하고,

덕분에 수돗물의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때문에 스웨덴 사람과 노르웨이, (스칸디나비아는 아니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수돗물을 맛있게 마시죠.

(같은 북유럽에 속하는 덴마크 사람도 수돗물을 마시긴 하는데, 덴마크는 화강암 지대인 스칸디나비아가 아니라 석회암이 섞여 있는 유틀란드 반도에 위치하고 있어 석회수를 마시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덴마크인들이 스웨덴에 대해 부러워하는 게 수돗물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시민들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수돗물과 생수의 맛이 크게 차이가 안난다고 합니다.

"불안해서", "수도관을 믿을 수 없어서" 등의 불안이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 변수가 수돗물의 품질에 끼치는 영향은 아주 적다고 합니다.


환경부가 공개하고 있는 우리동네 수질정보를 확인해보면,

모든 곳이 음용하는 데 적합한 수준의 수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시면, 환경부에서 무료로 시행해주고 있는 우리집 수돗물 안심 검사를 받아보신다면
안심하고 드실 수 있을 겁니다.


기후재앙, 대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는 기후 재앙이 가까운 시일 내에 닥쳐오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최근 독일과 벨기에의 대홍수, 그리스의 산불 등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재앙이 시시각각 닥쳐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럽과 같은 엄청난 재앙을 맞닥뜨리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급격하게 심해진 폭염에 신음하고 있지요.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은 배출책임이 가장 큰 기업에게 맡겨둬서만 안됩니다.

탄소중립에 실패하면 그 피해는 기업도 받지만, 우리도 받기 때문입니다.


남탓만 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는 같은 배에 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마시기가 그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번 장바구니에서 생수를 빼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린이용 양성평등 교과서, Mirakel(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