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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Aug 19. 2021

백신 인센티브, 효과 있을까?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연대의식을 통해 함께 극복해야 합니다

최근 스웨덴 공공보건국 부국가역학자 카린 테그마르크 뷔셀은 스웨덴 TV4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6명의 스웨덴인이 현재 유럽연합 역내에서 여행 시 격리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백신패스"(스웨덴에서는 covidbevis라고 불립니다.)의 기능을 확대해서 쇼핑 센터나 레스토랑, 영화관 등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만 입장 가능하게 하도록 하자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죠.

(참고) 실제로 귀국 시 의무격리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타국과는 달리, 스웨덴은 지금도 도착 시 격리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covidbevis(백신패스)의 스웨덴 내에서의 혜택은 전혀 없고 해외로 갔을 때 해외 국가에서의 격리 면제 혜택만 작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여러 국가에서 이미 시도했습니다.

프랑스는 5주 전부터 식당과 공공시설에 출입, 장거리 공중 교통기관을 이용할 시 백신 접종 또는 음성증명서 제시를 의무화하는 "백신패스"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이는 프랑스 전역에서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관련 링크: 프랑스 전역서 21만명 5주째 "백신여권 반대" 주말시위)


스웨덴인 또한 백신 패스에 찬성하는 비율이 더 높은데요,

이에 대한 스웨덴 공공보건국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NO"입니다.


스웨덴어 인터뷰이므로, 그가 반대하는 이유를 요약해서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러지 등으로 백신접종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또한, 뭔가를 강제한다는 것은 권리를 제한한다는 것이고 이는 (팬데믹을 끝내기 위한) 해결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감염 예방과 중증, 사망 예방에 특히 좋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고, 이를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뉴스(우리가 알려주는 정보)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실제로 이것(백신을 받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에 따라 우리는 (백신패스와 같은 강제적 조치 없이도 자발적으로) 백신을 받고 있고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는) 좋은 결과를 보고 있다.
오히려 강제 조치를 도입한 국가가 제4의 물결을 (경험하고) 있고 우리는 여기에서 빗겨서 있다.

* 괄호 안은 카린 테그마르크 뷔셀이 직접 말한 내용은 아니며, 문맥을 고려하여 제가 보충한 것입니다.


명확하게 입장이 정리된 보도자료가 아니라 인터뷰이기 때문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 있지만,

그가 (표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나)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백신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자발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

카린 테그마르크 뷔셀 스웨덴 부국가역학자, 출처: TV4

유럽 중 거의 유일하게 봉쇄가 없었던 스웨덴의 기본적 조치는 자발성이었고,

이에 따라 스웨덴이 팬데믹 초기에 엄청난 사상자를 내버려서 초기전략이 실패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코로나19라는 기존에 전혀 없었던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왕좌왕했던 건 전세계가 마찬가지였고, 어떤 국가가 너무 강력하게 대응했다면 스웨덴은 반대로 너무 느슨하게 대응했던 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강제적 조치를 도입한 프랑스나 백신 접종자에 한해 각종 규제를 풀어준 미국은 지금 다시 사망자가 위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발성에 의존한 스웨덴은 오히려 사망자가 바닥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스웨덴, 프랑스,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 수


혹시 스웨덴이 집단면역으로 이미 죽을 사람이 다 죽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이전 포스팅인 스웨덴에 대한 오해에서도 썼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인구 대비 누적 사망자 또한 스웨덴이 3국 중에서 가장 적습니다.

스웨덴의 누적 사망자는 2021년 8월 현재 프랑스, 미국보다 낮은 상황입니다.


코로나가 길어지며 강력한 방역조치의 수용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교적 통제에 잘 따랐던 한국 또한 연일 상황의 긴급함을 강조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한국의 상황이 가장 긴급하다는 것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하루 2~30명이 사망하던 올해 초보다 지금의 상황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통제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던 프랑스나 미국은 말할 것도 없지요.


백신 인센티브/패널티, 역효과가 크다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이 친구는 맞았다고 합니다.)


친구가 백신을 거부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종교적 이유, 음모론 등등 다양했지만,

"인센티브로 유혹하는 것이, 오히려 뭔가 숨기고 있는 인상을 준다"는 이유가 인상깊었습니다.


사실 이미 의심으로 가득찬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백신 인센티브 제공은 설득보다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사람들은 백신에 대해서 의심을 하게 되고, 혜택은 누리고 싶기 때문에 가짜 증명서를 발급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백신패스제도는 시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의 경우,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에 따른 백신 접종 논쟁이 없게 하기 위해,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동일한 강제사항을 적용하고 있으며,

권고사항인 "모임 자제", "해외 입국 후 코로나 검사"의 경우에만 "백신접종한 사람은 조심스럽게 만남을 가져도 된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증상이 없는 경우 입국 후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라며 여지를 둔 상황입니다. (그러나 모임의 최대 인원 등 강제사항은 백신접종여부에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규제합니다.)


백신 인센티브/패널티, 효과도 없다


백신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백신 접종을 빨리 받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유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받을 사람이기 때문에 인센티브 제공을 할 필요성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빨리 맞고 싶은데 왜 백신이 없냐"라며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에야 확진자 증가로 논의가 쏙 들어갔지만, 초기 인원수 제한 면제 등 백신 인센티브 발표 때 "백신이나 가져오고 이야기해라"는 분위기를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받아도 되나"라고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받아서 안전하고 좋다는 평가에 의존하지,

약간의 인센티브가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한 유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백신패스 도입에 따라 본인의 자유가 제약됨에 따른 박탈감을 느끼고,

백신을 받더라도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될 확률이 높습니다.


"안 받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역시 뭔가 숨기고 있네"라는 확신을 가지도록 만듭니다.

원래부터 낮은 정부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가짜 증명서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의 효과가 사실상 거의 없는 것이죠.


정부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어떤 정책이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얘들이 왜 이러지? 뭔가 숨기는 거 아냐?"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정책을 따르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불필요한 확진자 공개로 연대의식이 떨어졌으며,

(관련 글: 08화 K-방역 성공을 넘자(1) 확진자 공개, 효과 있을까? (brunch.co.kr))

"짧고 굵게"라는 정부의 희망고문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 또한 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관련 글: 잘못된 계획이 가져온 비극, WHITE WALL(3) (brunch.co.kr))


지금까지 주로 코로나정책을 보며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해왔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는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는 비록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그들의 선의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 번이 마지막 고비"와 같이 양치기 소년 행위를 계속 하면 안됩니다.)


어제 우리나라에서도 백신 인센티브/패널티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정부 답변은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입니다.

언제 검토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여론에 밀려 패널티를 도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지지는 살 수 있겠지만, 소수 반대하는 사람의 경우 신뢰도가 바닥을 칠 것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물 흐리는 미꾸라지"가 되어 방역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부 입장이 그렇다는 것이고, 기본권을 제약당하는 반대파의 입장도 충분히 헤아려야 합니다.)


코로나19는 내가 열 걸음 나가고 다른 사람이 가만히 있거나, 혹은 한 발자국 뒷걸음치는 것보다,

순서대로 한 걸음씩 함께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순서는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 위험군에게 먼저 부여되어야 합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와 우리사회 연대의식을 위해, 백신 인센티브나 패널티는 도입되어서는 안됩니다.


라고 적었는데, 오늘 오후에 바로 인센티브 적극적 검토 관련 내용이 발표되었네요.


글쎄요,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강제조치의 경우 가능하면 모든 사람이 함께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거나, 현재 기준을 유지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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