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이 70%를 넘는 몰타와 아이슬란드 모두 우리나라보다 인구대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있습니다. 돌파감염과 미접종자 감염이 있기 때문에 제로 코로나는 중국처럼 "영원한 봉쇄"를 하지 않는다면 오지 않습니다. 영원한 봉쇄보다는 코로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게 낫겠지요?
코로나는 우리가 앞으로도 함께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다만, 아무 대책 없이 코로나를 마주하는 경우 공공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게 클 수 있기 때문에 고령층의 경우 백신 접종을 통해 위험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고, 향후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위드코로나를 위해서는 의료체계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준비시켜야 합니다.
그렇다면, "생활치료센터"의 개념 자체가 위드코로나의 장애물이 됩니다.
확진자는 내 근처가 아니라 사회의 다른 곳으로 격리되어야 한다는 인상을 자연스럽게 주기 때문입니다.
가령, "내 이웃이 지금 코로나에 걸려 옆집에서 쉬고 있다"라는 걸 인정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로나에 걸린 것이 죄가 아니고,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와 단절시켜 격리시켜버릴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확진자가 생활치료센터에 갇혀서 밖으로 나가는지 안나가는지 감시를 받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기지요? 차라리 메르스같이 심각한 질병이면 아파서 꼼짝도 못할텐데, 무증상이나 경증이면 나가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고, 때문에 규칙을 어기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걱정이 되시지는 않나요?
당연한 걱정이고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신호위반이나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모든 자동차의 운행을 금지시키지 않듯, 일부의 일탈이 두려워 전체를 멈춰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효율성이 극히 낮은 전략이기 때문이고, 윤리적으로도 (코로나 확진 자체는 범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확진자를 자가격리를 위반할 수 있는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하는 문제가 벌어집니다.
따라서, 생활치료센터를 종료하되 단기적으로는 격리조치를 위반하는 사람에 대해 처벌규정을 두면서 전환의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고, 고령층 등 위험군에 대한 충분한 백신 접종이나 적절한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코로나의 위험이 더 낮아지면 의무격리도 없애고 이러한 처벌규정 또한 일몰시켜야 합니다. 독감의 경우 강제격리 등의 조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위드코로나를 위해서는 코로나를 "가장 중요한 것"에서 "여러 질병 중 하나"로 중요도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코로나에만 특별하게 적용되는 것들을 차례차례 없애나가야 하고, 의료체계 확충의 관점에서 역효과가 매우 큰 생활치료센터 운영종료가 그 최우선순위가 되어야만 합니다.
생활치료센터의 종료를 통해 내 옆집에 코로나환자가 있는 상황을 경험해보기도 하며,
코로나를 "내 주변에서 치워버려야하는 것"에서 "내 이웃이 걸릴 수도 있고, 이후에 내가 걸릴 수도 있는" 질병으로 인식을 전환시켜주어야만 위드코로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생활치료센터 종료가 위드코로나의 선행조건이라면, 나머지 역학조사와 의무격리제도, 마스크 의무착용, 모임 제한 강제 등은 위드코로나의 모습이 되겠죠? 이것들 또한 차례차례 없애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러한 제 생각을 말하면 모두 놀라더군요. (위드코로나를 "마스크를 쓰고 QR코드 등을 확인하며 일상을 영위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모든 강제조치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라, 위드코로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생각할 때 사라져야 하는 것들 중, 생활치료센터는 글에 서술한 이유를 말해주면 그럴 수도 있겠다 라고 동의해주시는 경우가 많아 가장 수용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먼저 글을 썼습니다. (모임 제한 강제의 경우 대부분 사람이 폐지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또 글을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렇지만 역학조사와 의무격리, 마스크 의무착용은 제 생각을 말하면 (생활치료센터 폐지론은 함께 동의해주시거나, 적어도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는 할 수 있겠다 정도의 반응인 것과 달리) 더 심하게 놀라더군요 ^^; 이것들은 사실 저마다 조금씩의 존재 이유가 나름 있습니다. 보건적으로도 존재 이유가 없고 역효과만 남아 있는 생활치료센터는 최우선적으로 사라져야 하지만, 보건적 기능이 있는 역학조사, 의무착용 등은 보건적 이익보다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보건적 이익을 일부 희생하고서라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어디까지나 개인적 의견입니다). 교통사고 무서워서 자동차 운행을 금지시키지 않듯, 일부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고, 이것들에 대해 하나씩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볼 예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물리적 거리두기 권고, 재택근무 권고, 증상 있을 시 검사 권고 등 권고사항의 경우 순기능이 더 크지만, "의무"들은 대부분의 경우 역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앞서 말씀드린 것들은 모두 역효과가 더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 의견임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제가 사회의 소수의견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