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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Sep 07. 2021

"백신 인센티브"의 허상

백신의 효과는 명확합니다. 인센티브 없이도 정보 제공이면 됩니다.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백신 무용론자가 쓴 글이 아님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저는 백신 1차접종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백신"이 아닌 "백신 인센티브" 무용론자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부는 위드코로나를 최종적 목표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다고 합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접종 완료자에 대하여 모임 인원에서 제외 등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요, 세부사항이 다소 복잡하니 내용이 궁금하신 분께서는 아래 기사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뉴스: 오늘 '백신 인센티브' 1157만명…"접종여부 확인도 일상될 것"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백신 인센티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백신 인센티브는 왜 주는 걸까요?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항체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코로나에 안걸리게 되는 걸까요?


신기하게도 백신접종률이 높은 아이스란드-덴마크-스웨덴-한국의 순서대로 확진자도 많습니다.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 규제를 풀게되고, 규제를 풀게되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보다 규제완화로 인한 확진자 증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확진자 증가는 피할 수 없습니다.


백신접종률이 높은 순서대로 인구대비 확진자 수가 많습니다. 백신은 감염의 확산을 제어할 수 없습니다.


백신은 확진자 수를 줄일 수 없습니다. 강력한 봉쇄조치(이것의 필요성은 논외로 하겠습니다)가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인센티브를 주는 걸까요?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갈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일까요?


그럼 백신을 통한 "인공항체"보다 효과가 더 좋은 감염을 통한 "자연항체" 보유자에게도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 관련 포스팅: 코로나감염에 대한 인식 전환, 자연항체의 효과


실제로 EU의 백신여권은 백신접종 완료자 뿐만 아니라 감염으로부터 회복한 사람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 관련 뉴스: “접종자 격리 NO”… EU, 내달부터 ‘디지털 백신여권’ 도입


하지만 인구대비 감염자가 많게는 10%를 넘는 유럽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감염을 경험한 사람이 인구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적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하면, "감염 경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좀 이상하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코로나에 걸리는 것은 별로 추천할 일이 아닐텐데 말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백신을 예약하는 것"도 이상한 동기이고, 이런 인센티브는 고령층 등 꼭 백신을 받아야하는 사람에게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 관련 포스팅: 백신 인센티브, 효과 있을까?


지난 9월 3일 스웨덴 국가역학자 안데스 테그넬은 재미있는 인터뷰를 했는데요, 함께 살펴볼까요?

(스웨덴어라서.. 그냥 번역된 페이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백신 인센티브, 역효과가 명확하다


출처: Senaste nytt om coronaviruset | SVT Nyheter


전염병 초기 스웨덴이 특유의 느슨한 조치로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을 때, 그들은 "터널의 끝에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터널의 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 스웨덴은 최우등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럽연합의 평균 사망자보다는 준수한 성적을 냈습니다.

"모두 다 죽고야 말것"이라며 스웨덴에 대해 저주를 퍼붓던 팬데믹 초기와는 상당히 달라진 결과죠?

코로나19로 인한 유럽연합 주요국의 누적 사망자

해외의 반응 또한 달라지고 있고, 그들은 지금 점점 더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요구사항과 법률을 가진 국가는 우리보다 팬데믹에 더 잘 대처하고 있지 않다"는 안데스 테그넬의 말도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락다운 등 지속가능성이 부족한 강제적 조치는 엄청난 비용을 대가로 치뤄야하지만, 장기적으로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없습니다.

백신 인센티브 또한 이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The Local의 기사에 따르면 백신 여권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은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덴마크입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죠? 덴마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웨덴보다 최근 사망자 수가 더 많습니다. (심지어 가장 최근에는 덴마크도 스웨덴보다 더 많네요.)

백신여권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국가들과 스웨덴의 최근 사망자


아무 경향성이 없는 위의 그림이 말해주듯, 백신 인센티브의 효과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그림만 보면 그 반대에 가깝죠. (물론 사망이 많은 것이 백신 인센티브 때문인지도 불명확합니다.) 테그넬의 말에 따르면 "요구사항과 법률을 가진 나라들은 우리나라(스웨덴)보다 팬데믹에 더 잘 대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나 백신 인센티브의 불이익은 상대적으로 명확하죠?

프랑스가 몇 주일째 백신 여권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것에서 보듯, 시민들의 연대의식과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 커다란 사회적 비용이 수반됩니다.


그리고, 백신 반대론자들은 백신 인센티브를 오히려 "국가가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라는 논리로 활용합니다.


심정적으로도 인센티브를 주면서까지 백신을 맞았는데 혹시라도 이상반응이 생긴다면, 그것의 인과관계가 밝혀지는 것과 상관없이 전적으로 국가의 탓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이상반응이 생기면 국가가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데, 인센티브를 통해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는 의심을 사기 쉽습니다. 실제로 인센티브를 도입한다면 이 말에 대해 반박하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가령, 어떤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이것이 인과관계에 따른 부작용인지, 선후관계 따른 우연인지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백신 이상반응을 보상하는 것도 맞지 않죠?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이상반응에 대해 부작용을 인정하는 것은 백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기 때입니다.


백신 접종이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남겨져 있다면 , 이러한 말에는 정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를 부과할 것이라면, 인과관계에 상관 없이 모든 이상반응에 대하여 보상을 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인센티브나 패널티를 부과하는 순간부터, 백신 접종은 "백신 접종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정보 제공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이익-불이익 판단을 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각 시민들이 자유에 따라 선택하는 것"에서 "국가가 백신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분리해서 접종자에게 이익을, 미접종자에 대한 불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국가가 강제적으로 접종하는 것"으로 바뀌어버리고, "위험가능성을 고려한 나의 선택"에 따른 이상반응과 달리 "국가의 강제에 의한 접종"에 따른 상반응은 인과관계의 여부에 상관 없이 국가의 책임으로 연결 때문입니다.

(물론 백신 접종 없이도 우연으로 어떤 병에 걸렸을 수도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 때문이라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적어도 국가가 강제한 백신 접종이라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백신 탓이 아니라고 설득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백신 인센티브"와 "백신 이상반응"의 불편한 동거는 백신에 대한 묘한 불신을 형성하고, 이는 오히려 일부 집단(특히 정부를 불신하는 집단)에 대한 백신접종의욕을 떨어뜨립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접종 없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이나 사망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은 고령층이 정부 지지율이 낮은 경향이 있으므로, 백신인센티브로 인한 정부 불신에 따른 역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길고 힘든 일이며 쉬운 해결책이 없고 계속되는 잔소리"라고 할지라도, 백신 접종의 이익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잔소리처럼) 제공하되, 어떤 인센티브나 패널티 없는 자율성의 영역에 남아있어야만 합니다.


백신 접종,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사실 백신접종은 인센티브나 패널티 도입 등으로 강제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백신 접종의 효과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 관련 포스팅: 코로나19 vs 백신 접종, 무엇이 더 위험할까?


특히 고령층에 대한 효과는 놀라울 만한 수준이고, 이 효과만 계속해서 알려도 사람들은 접종을 선택할 것입니다. 오히려 인센티브를 통해 불안을 형성하는 것이 백신접종률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인센티브나 패널티를 통한 접종률 향상은 쉬운 길처럼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길이 될 것입니다.


백신 인센티브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역효과는 검증되어 있습니다.

감염경험자에게 같은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것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아 백신 인센티브 제도 자체에 대한 과학적 적절성을 떨어뜨리고, 감염경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기에는 의도적 감염 권장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거나, 적어도 한국사회의 맥락에서 그런 잘못된 신호를 준다는 오해를 사기 쉽습니다.


논란뿐인 백신 인센티브, 대체 왜 도입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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