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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Sep 28. 2021

스웨덴 가요계의 이단아, 돌리 스타일

지독한 컨셉, 보면 볼수록 매력 있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한국에서 엽기적인 컨셉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렌지캬라멜처럼,

스웨덴에도 상당히 엽기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 있다.


"돌리빌에 있는 인형의 집" 출신인 그들은 스웨덴에서 데뷔를 했고(일종의 외국인 노동자 컨셉이다),

아무래도 일본 문화의 영감을 받은것만 같은 머리 색깔과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을 노리며 스웨덴어가 아닌 영어로 노래를 발표한다.(혹은 돌리빌의 공용어가 영어라 영어가 모국어라는 컨셉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유로비전 콘테스트의 스웨덴 예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멜로디페스티벌에서 발표한 데뷔곡 "헬로우 하이"는 그들의 컨셉을 각인시키려는 듯 끝없이 자신의 이름(홀리, 몰리, 폴리)과 헬로우 하이만 반복하는 요상한 곡이지만, 의외의 병맛으로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하며 나름의 성공을 맛봤다.

Dolly Style의 데뷔곡 "Hello Hi"

그리고 한 번의 컨셉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돌리 스타일은 다음해 멜로디페스티벌에 또다시 "롤러코스터"로 돌아왔고, 이때도 충격적인 컨셉으로 곡을 발표한다.

2016년 멜로디페스티벌에 진출한 돌리스타일의 "롤러코스터"



2019년에도 (지치지도 않고 또) 멜로디페스티벌에 진출한 "하비비"라는 노래 제목의 뜻은 인도네시아어로 "나의 사랑, 나의 애인"이라는 뜻이라는데,


일본 컨셉으로, 영어로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제목은 인도네시아어이고, 모국 돌리빌을 떠나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실로 지독한 컨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돌리 스타일의 <하비비>

오렌지캬라멜이 "선병맛 후중독"이라는 별명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Dolly Style의 <하비비> 역시 2019년 멜로디페스티벌 2차 경연 진출은 실패했지만 그 해 멜로디페스티벌에서 발표된 노래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자랑한다. (무려 900만 회에 가깝다!)


나름 충격적인 컨셉이지만,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아래 동영상에서도 돌리 스타일 코스프레를 한 어린이들이 있다), 예테보리에서 매년 열리는 스웨덴의 여름 축제인 Lotta på Liseberg에서도 정기적으로 초청(?)을 받고 있다.


* 예테보리에 "리세베리에서의 떼창"이 있다면 스톡홀름은 "스칸센에서의 떼창"이 있다.

   관련 포스팅: 스웨덴의 여름, Allsång på Skansen (brunch.co.kr)

리세베리에서의 떼창에 초대된 돌리 스타일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의 예쁜 아이돌들에 비해 돌리 스타일의 외모는 사실 그렇지는 않다.


유럽 전체가 마찬가지겠지만, "예쁜" 아이돌보다는 내 주변에서 있을 법한 사람들에게 더 공감을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외모가 그닥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멋지고 예쁜 사람들이 나오는 한국 TV를 보면 나도 약간의 질투심이 나는 건 사실이다. (나도 저러면 아이돌이나 배우를 해서 돈 많이 벌 수 있을까? 이런 생각..ㅎㅎ 물론 그분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고 열심히 살 것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가끔씩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주로 나오는 한국의 문화가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스웨덴 문화와 비교해서 한국 문화가 눈이 더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가끔씩은 스웨덴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돌리 스타일의 컨셉은 평범과는 거리가 굉장히 멀지만)


여담. 딱히 주제는 없는 포스팅이지만.. 스웨덴 문화 소개의 일환으로 썼습니다

(물론 돌리 스타일의 컨셉은 스웨덴에서도 굉장히 특이한 축이라.. 이걸 스웨덴 문화의 평균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기는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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