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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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못 사는 나도 빠꾸는 없다 2화
호뚜니의 작은 방
꽃,
누가 내게 묻는다
“꽃을 받아보고 싶어?”
“꽃을 산다고?”
“꽃을 선물한다고?”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좋지”라는 말 뒤에
“근데… 굳이 나한테?”라는 생각이
살짝 고개를 든다
꽃은 예쁘지만
왠지 모르게 사치처럼 느껴진다
살까, 말까
받을까, 말까
마음 한쪽에서 망설임이 피어난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들길에 핀 계란꽃도
토끼풀꽃도
잡초처럼 피어난 이름 없는 꽃들도
모두 사랑스럽다
그런데 왜
꽃을 사는 일 앞에
자꾸만 주저하게 될까
아마도
밥 한 끼가 더 절실한 날들이 있었기에
아니면
꽃보다 더 절박한 마음이 있었기에
꽃은 늘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제야 알 것 같다
꽃은 돈의 문제가 아니고
마음의 여유라는 걸
한 송이 꽃을 산다는 건
내 삶에
조용히 속삭이는 것이다
“너, 참 수고했어”
“오늘도 예뻐”
“조금 쉬어도 괜찮아”
그래서 나는 말한다
꽃을 못 사는 나도 빠꾸는 없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이 마음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지금 이 순간,
내 삶에 꽃 한 송이 허락해본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작은 여유 하나 심어본다
그리고
오늘,
당신은 당신에게
어떤 아름다움을
선물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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