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일 다이어리
<Day19> 10월 9일
아침부터 비소식이 있었다. 시멘트 마무리를 못했기에 비가 내리기 전에 작업을 해야 한다며 아빠가 초조해하셨다. 아빠의 초조함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 위해 타운에서 제일 인기 있는 <콜드캐틀 버블티 샵>에 모시고 갔다. 사실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는 잘 사주지 않았던 버블티지만 오늘은 아빠와 둘이서 버틀티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싶었다. 또 가정집을 개조해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다. 사실, 난 오래전부터 우리 타운에 작은 팥빙수 가게와 커피숍을 오픈하고 싶었었다.
누가 먼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먼저 실천해서 비즈니스를 오픈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난 머리와 입으로만 계획했고, <콜드캐틀> 부부는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다. 이들은 곧 내가 꿈꾸던 팥빙수 가게도 오픈한다고 한다. 참 부지런하고 추진력 있는 사람들이다.
레슨을 하는 동안 아빠가 시멘트 마무리 작업을 완성하셨다. 이로써 집 주변으로 크랙이 생겼던 벽의 보수공사가 모두 끝이 났다. 부랴부랴 퇴근하고 달려온 신랑은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마무리 작업을 도왔다.
"아버님이 일 다하셨는데... 내가 잠깐 무릎 꿇고 있을 때 사진을 찍으셔서 누가 보면 내가 혼자 일 다한 줄 알겠어!"
항상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담으시는 아빠 덕분에 신랑의 사진이 많아졌다.
오늘에야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 <네코스시>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화려한 일식집 하고는 당연히 차이가 나겠지만 우리에게는 최고의 레스토랑이다. 사장님의 센스 있는 서비스와 풍성한 음식으로 우리는 오랜만에 푸짐하고 맛있는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늘도 수고하신 아빠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다시 에드먼튼으로 떠날 목요일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