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친구 아버님께서 ‘사전 연명치료 의향서’를 작성하셨고, 그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다고 했다.
친구 아버님은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미리 서류로 작성한 거였다.
친구는 아버지의 결정에 놀라고 당황했다. 아버지의 의사를 존중하지만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만약에 우리 부모님도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나도 친구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을 것 같다.
친구 아버님은 혹시나 당신이 힘든 상황에 닥쳤을 때 자식의 짐을 덜어주고 싶어서 그런 결정을 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식의 입장에서 볼 때 부모님의 이런 결정이 서운한 일일 수도 있지만 부모님의 선택을 자식은 존중해야 한다.
생명에 대한 결정은 당연히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연명치료 거부 신청서를 작성할 때 부모님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우리 자식들은 전혀 짐작도 못하겠지. 어른 자식으로서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는 일이지 않을까.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순간을 피할 수 없겠지만, 그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까지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