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빨래를 정리하다가 엄마가 물었다.
“지희는 결혼했니?”
“아니.”
나는 짧게 대답했다.
엄마와 같이 예능을 보는데 엄마가 갑자기 물었다.
“유진이는 결혼했지?”
“안 했어.”
나는 예능 보며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가 손톱을 깎다가 혼잣말로 말했다.
“혜원이는 언제 결혼했더라 기억이 안 나네.”
“혜원이 결혼 안 했어.”
내 대답을 듣고 엄마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했네.”
“뭐가?”
엄마도 모르게 숨겨둔 진심이 나올 때가 있다. 결혼을 하지 않는 내 친구들을 응원하는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됐다.
나와 상황이 비슷한 친구들이 주변에 있으면 내가 덜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엄마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기도 하지만 외로움이란 친구들의 결혼 여부와는 상관이 없이 내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부모님은 결혼 적령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 적령기를 지나버린 나를 보며 내심 걱정을 했던 것 같다.
결혼 적령기란 자신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바로 결혼 적령기라고 생각한다.
이십 대, 삼십 대, 사십 대, 오십 대, 육십 대. 언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부모님이 결혼하지 않은 나이 든 싱글 자식을 걱정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부모님은 싱글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한 싱글의 삶이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른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안심시키려면 혼자서도 충분히 건강하게 잘 지내는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여드리면 된다.
내가 행복하면 부모님도 행복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