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를 읽고

헤르만 헤세

by 닌자


너무나 유명하지만 읽기를 미뤄두었던 책이었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소설 속 싯다르타와 역사 속 인물인 고타마 싯다르타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타마 싯다르타는 크샤트리아 출신의 석가족 왕족이고, 소설 속 싯다르타는 브라만 출신이다. 소설 속 싯다르타는 친구 고빈다와 함께 고타마를 찾아 떠난다.


KakaoTalk_20251228_082641745.jpg?type=w773

싯다르타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것은 모든 것을 비우는 일이었다. 고타마 역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왕족의 자리 그리고 부인과 아들을 두고 떠났다.


두 사람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상태에서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놓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 끝에서 우리는 때로는 방황을 하기도 하고, 위안을 얻으려 종교로 향하기도 한다.



그분이 누런 가사를 걸치시고 아무 말 없이 거리를 지나가시는 모습,


아무 말 없이 여러 집 문 앞에서 탁발 그릇을 내미시는 모습,


그릇이 차면 그곳을 떠나시는 모습을 여러 날 뵈었습니다. 45p




이 문장은 모든 것을 버리고 나온 위대한 스승 고타마의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그분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스스로 탁발하러 다니시고 괴로움에 갇힌 이들을 위해 설법을 했다는 것이다.



싯다르타와 고빈다는 스승 고타마를 만나지만 싯다르타는 그곳에 머물지 않는다. 모두가 고타마의 명성을 듣고 제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싯다르타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어느 누구도 해탈은 가르침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55p



싯다르타는 고타마를 깊이 존경했지만 그 곁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고타마를 떠나 자신의 삶을 살아낸다.


아무리 위대한 가르침이라 해도 그것이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니었을까.


싯다르타는 고빈다와 다른 선택을 하며 삶을 살아내고 삶의 끝에서 다시 고빈다를 만나며 말한다.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


모든 진리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이다! 204p



곧 깨달음은 설명이나 교리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삶을 통과하며 몸으로 익혀야 하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싯다르타가 이야기하려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 싯다르타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점은, 그동안 아무도 그것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는 공부를 많이 하면 깨닫게 되는 줄 알았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해탈이나 깨달음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높은 곳에 설정해 두고 이번 생에 해탈은 없다는 말들이 오가곤 했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말로 설명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끝까지 살아내며 보여준다.


그 길은 처음부터, 각자가 자기 삶으로 통과해야 하는 길이였음을.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상의 작은 변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