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작은 변화들

by 닌자


예전에 법륜스님께서 “아이가 스무 살이면 독립시키라”라고 하신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땐 ‘그 나이에 정말 가능할까?’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우리 집은 그 기준보다 조금 늦게 독립이 이루어졌다.
작년에 작은아이는 스물넷, 큰아이는 스물아홉. 두 아이가 차례로 집을 떠났고, 나는 이제 부모로서의 역할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
텅 빈 집에서 느껴지는 기분은 묘하게 시원섭섭했다.


하지만 삶은 늘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찾아온다.
작은아이는 첫 직장 생활에 적응하느라 지쳐 힘들어했고,

몇 달 뒤엔 큰아이가 사전 예고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매달 나가야 하는 월세와 세금이 있는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큰아이는 계단을 헛디뎌 발목 인대 부분 파열까지 당했다.
그리고 3일 후엔 지방에 있는 작은아이가 운동 중 무릎을 다쳐 병원을 다녀왔다고 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이었다.

나는 아이들이 독립하면 내 역할도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큰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이미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 결국 한마디만 했다.

“너의 생계는 네가 책임져야지.”


그리고 나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갑자기 찾아오는데, 그런 가능성을 왜 간과했던 것일까?

그래서 우리가 미래를 불안해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이어졌다.


법륜스님이라면 아마 “성인이 되었으니 알아서 하게 두세요”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부모의 마음이란 쉽사리 손을 놓지 못한다.
스스로 날개를 달아주고 떠나보냈지만, 필요하다면 또다시 비바람을 막아주고 싶은 마음.

아마 그것이 부모의 평생 역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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