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해 첫 날을 특별하게 여긴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서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거나, '올해 이건 꼭 해야지'하며 버킷리스트를 적어보기도 한다.
나에게 호주 퍼스에서 맞은 1월 1일도 꽤 특별하게 다가왔다. 특히 홈스테이 가족들과 함께 스카보라 비치의 축제 분위기와 선셋이 기억에 남는다.
그 날을 묘사하자면 이렇다.
스카보라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새해 첫날을 기념하며 북적이는 사람들이 보이고 시끄러운 음악이 들려왔다.
가운데 광장처럼 둥그렇게 무대와 스탠드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음악에 맞추어 사람들이 짝을 지어 춤을 췄다. 가수나 유명인사를 초청하지 않고 모두 자유롭게 무대를 쓰고 그 주변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악 하나에 서로를 바라보며 즐겁게 춤을 추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남녀가 짝을 지어 춤을 추는 문화가 대중적이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춤을 출 줄 모르는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나도 춤을 배워두면 어땠을까.
해가 저물자
해변에 노을이 지면서 시시각각 색이 변했다.
하늘이 붉게 변하고 분홍색, 보락색을 띄기도 했다. 해가 거의 넘어갈 때쯤 다시 빨갛게 물드며 캄캄해졌다. 보통은 해가 금방 진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은 수평선 너머로 해가 오래 머문 느낌이다.
퍼스에서 새해 첫 날은 가장 다채로운 빛깔의 하늘을 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