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을 못 쓰고 잠이 들었다. 어학원의 숙제가 있었는데, 글을 읽고 뒤에 세트문제를 풀어가는 것이었다. 학생 때는 숙제를 어떻게 했었나… 저녁에는 놀다가 겨우 새벽에 일어나서 실눈으로 글을 읽었다. 헤가 없는 아침에 글을 읽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 분야라 괜찮았다.
하지만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라 문제를 파악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특히 paraphrasing 하는 요약 문제가 까다로웠다. 내가 알고 정확히 쓸 수 있는 단어가 몇 개 없다는 걸 알았다.
첫 오전 수업에는 나와 스피킹 테스트를 했던 스캇 선생님이었다. 꼼꼼하고 약간 까탈스러울 것 같은 남자 선생님인데 수업이 수업다워서 좋았다. 수업 시작을 영어 농담 하나로 시작해서 그날 주제의 단어들을 공부하고 리스닝, 타깃 문법 하나, 스피킹 (주로 그룹대화 또는 게임)으로 이어졌다.
점심은 한국인 친구와 버거킹에서 사이드를 포장해 와서 집에서 싸 온 샌드위치와 함께 먹었다. 갓 튀긴 건 뭐든 맛있다. 위에 있는 각진 모양이 치킨 프라이, 아래는 치즈 프라이.
수업 끝나고 교통 카드를 구하러 시청으로 갔다. 도저히 내일 6달러를 딱 맞게 챙겨서 다닐 자신이 없었다. 우모카드는 시청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웹사이트에 카드를 등록하고 충전식으로 사용하면 된다. 해가 조금만 늦게 졌어도 커피도 한 잔 하고 구경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에 나는 조금 부담스럽다. 얼른 다음 가야 하는 곳으로!
Dollarama는 저렴한 생활용품, 식료품을 파는 마트이다. 생리대를 사러 드럭스토어에 가고 있었는데 옆에 달러마트가 바로 붙어있었다. 생리대는 정확히 세어 보지 않았지만 대략 10개쯤 있는 팩이 오천원정도 했다.
요즘 집에서 즐겨마시는 테틀리 티, 오렌지 피콕이라 쓰여서 오렌지 맛이나 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옆에 있는 드럭스토어. 합리적인 가격이 맞는지 비교하려고 찍어놓은 사진. 검색해 보고 저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가 몽땅 든 비타민을 사야겠다.
이날 저녁은 소고기 패티와 그리스식 샐러드. 루시를 위해서 밥을 따로 했다고 했는데 아마 한국인인 나와 페리를 고려한 배려였을 것이다. 타미는 그런 사람이니까. 새콤한 발사믹 소스와 신선한 야채, 짭짤한 페타치즈가 잘 어울린다.
이 날 저녁을 먹고 숙제를 간단히 하다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거실에 갔다가 2시간을 이야기하게 됐다. 홈스테이를 거의 30년 해오면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 이야기가 주가 되었는데, 정말 어질한 내용이 많았다. 예의 없고 욕하고, 지갑과 물건을 훔치고, 다른 친구를 데려와서 먹이고 재우고..
놀라운 점은 그런 일을 겪고 여전히 다른 사람을 믿고 친절하다는 것이다. 왜 사람들에게 그렇게 잘해줘? 물으니 That’s who we are! 이라며, 그들 때문에 왜 우리가 바뀌어야 하냐고 했다. 집이 정돈이 안 되고 어지러운 것과 반대로 마음은 따뜻하고 착한 사람들, 그리고 거의 완성되어 가는 목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