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력="0"
살림생활을 모른다. 2월~3월초 결혼준비하면서 분리수거하는 방법, 세탁기 돌리는 순서, 가스레인지는 무서워해서 인덕션 사용하는 방법 등을 남편에게 전수받았다. 엄마가 대부분 살림을 하고 나는 동거인 처럼 차려준 밥만 계속 먹었다.
엄마가 잔소리 많았던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이었다. 1도 스스로 하지 않고 어떻게 시집을 간다는 생각을 하는 건지 알수 없다며 혀를 차셨다. 제사상 차리는 것도 잘 모른다. 완성된 요리만 상에 올려놓고 설거지만 35년 하였다. 잘 모를땐 "제사 지내지 않는 식구에게 시집갈꺼야"를 큰 소리로 외치며 방문을 닫고 부엌에는 나오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 엄마에게 인수인계 받고 싶었다.
화장실 청소도 구석구석 닦아야 하는거를 옛날 31살 즘에 주간보호시설에 입사했을 때 열심히 청소하는 방법을 습득해내었다. 이런 상황을 브런치에 적는다는 건 사실 대단한 용기이다. 이 글을 보면 정말 공주처럼 자랐구나 라고 생각할수도 있구나 싶었다.
남편은 부족하고 한없이 아이같은 모습마저 사랑해 주었을까 아니면 주고 있는 진행중일까, 아니면 노력중일까. 가끔 눈치가 많이 보인다.
지금은 분리수거 버릴 수 있는 것 없는 것 대략적인것들은 알고 있다. 쓰레기봉투도 여러종류가 있고 꽉 채워서 금방 버려야 한다는것, 생활적인 모습에도 많이 지적이 필요하다. 많이 지적을 받아도 난 이런 지적이 필요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나에게 필요한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나를 아껴주신 덕분에 36살에 비로서 많은 걸 채우느라 마음이 매일 불안한 모양이다.
너무 알아야할 것들이 업무 외적으로도 많기에 그토록 생소하고 낯선 공간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놀랐나보다. 남편이 없는 시간에도 설거지와 된장찌개, 빨레돌리기 3가지를 멀티로 수행하였다.
이토록 직접해보면 간단하고 아무런 문제없는데 불안해하는 나를 바라보며 신혼 초기생활을 낯설다라고 외치면서 지내고 있다.
빨리 남편보다 더 잘하는 아내로 자립하고 싶지만 초조해하거나 당장에 완성이 되지 못한 나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다. 손에 익을 때 즘이면 "혼자서도 집에 잘 있고 남편이 없는 교대근무때에도 잘 지낼 수 있겠지" 하면서 가을 하늘 달에게 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