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오빠와 나는 1년 정도 만났다. 연애기간이 다른 사람보다 짧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더 강했다.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충분했고 그만큼 더 많이 마음과 사랑을 보여주는데 충실했다. 회사의 주선자가 외국인인데 남편 회사에서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었다. 인천에 이사온 후로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게 참 신기하면서 어려운 일이 었다. 제일 처음 만난 친구이자 든든한 친구이다.
남편은 혼자산지 20년이 넘었고 나는 부모님과 껌딱지가 된지 35년이다. 이들이 같이 합쳐 가정을 이룬다는건 더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브런치를 투고할 당시 가장 어려운점은 잠자는 시간이 서로 다른 점이다.
살림스타일은 이미 아무것도 없는 거에서 시작해서 오빠 스타일로 배우면 되지만 내가 출근하면 남편은
잠에 들고 어쩌다 맞는 날 이틀동안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남편옆에 딱 달라붙어 있다.
주말부부나 출장이 잦은 직업을 가진 부부는 어떻게 일상을 유지할까 신기하기만 하다. 의사소통하는 스타일도, 밥먹는 스타일, 청소하는 스타일, 티비보는 취향 등등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김창옥 교수님의 말씀을 들은 기억이 있다. (맞나 안맞나 기억을 더듬고는 있다.)
집을 이사할때에도 오빠가 경제적인 부분, 부동산 계약까지 모두 알아보았다. 나는 사후 승인자 혹인 검토자가 되었다. 하지만 대출을 받고 열심히 돈을 같이 벌어 갚는 시간 이 시간이 가장 긴장되고 걱정된다.
갚지 못해서 거리에서 살게되면 어쩌지. 오빠가 혹은 내가 아파서 갚지 못하면 어쩌지. 아이라도 갖게 된다면 외벌이를 할텐데 청라신도시에서 사는 아파트 대출값, 관리세금은 어쩌지. 갑자기 회사에서 짤려 아르바이트 신세가 되면 어쩌지
또 만약 이렇게 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의 걱정이 출발했다. 걱정의 끝은 우울감 증가, 불안감이 점차 강해져서 활력을 잃고 청라지구 안 또다른 세계에 갖쳐 살게 되었다. 불필요한 생각을 왜하는 걸까 물론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에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생각에 잡혀 정작 중요한 회사일을 잘 못처리한다거나 배차간격이 긴 버스를 놓칠 수 있다.
결혼한 이후로 사고싶었던 책이나 옷도 함부로 사지 못한다. 교통비와 휴대폰비만 나가는 정기 지출도 이제는 싫어졌다. 얼마전 알뜰폰 요금제로 바꾸었다. 보던 책들도 중고서적에 팔려고 한다.
그래도 3주가 지나면 텅빈 계좌잔액이 보인다.
이렇게 살면 과연 남편이 없이 혼자가 된다면 잘 살 수 있을까? 이 고민이 가장 가장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