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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저널 Jul 13. 2022

목적을 잃고 빨리빨리를 외치는 토끼

건강을 잃고 깨달은 자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이다.

자만에 빠진 세상에 가장 빠른 토끼와

느리지만 그 만의 속도로 꾸준히 걷는 거북이의 경주는

경주 도중  낮잠을 자버린 오만 때문에 

쉬지 않고 달린 거북이가 경주에서 승리한다.




현대인들은 토끼와 비슷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 

스스로 변화에 그때그때 잘 적응하며

빨리빨리를 외치며 성과를 만든 토끼 그 자체이다.

시간을 누구보다 아끼고

분 단위로 나눠서 하루를 숨 가쁘게 달린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이

가치 있고 유능한 사람인 줄 알았다.

여러 가지 일들을 다 완벽하게 잘해는 

슈퍼 능력자로 인정받는 것이 좋은 줄만 알았다.


뭔가에 항상 쫓기듯 서두르는 마음은

성과를 이루고도 곧 다음 목표를 찾기 전에는

불안한 마음이 몰려온다.


오만과 한순간의 방심으로 쉬어버린 탓에

세상에 가장 우스운 경기를 하고 만 토끼의 트라우마로

현대의 시간 토끼는 쉬는 법을 모른다.



편안한 휴식이 죄악이다.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해 잠시 멈추는 시간도

불안하고 초초함에 안절부절못한다.

무작정 달리다가 어디로 향해 가야 하는지 몰라

길을 잃고 우왕좌왕 헤매기도 한다.



바쁘다 바빠.



시간을 보면서 어디론가 달려간 태세를 갖춘

시간 토끼는 바로 나였다.




왜 그리 서두르고 바쁘게만 움직였을까.

누구보다 빠른 성과를 이루기 위해 

왜 그렇게 쉼 없이 달려왔을까.

왜 나는 인정받기 위해 

그렇게 애를 쓰며 살아왔던 걸까.



더 가져야 한다는 물질에 대한 소유욕,

더 누려야 한다는 계급 상승을 향한 권력욕,

더 인정받고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명예욕

알게 모르게 사회가, 문화가, 환경이

나를 완성시키는 성장의 열쇠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생의 궤도에 큰 충격적 사건이

나에게 몇 번 있었다.

믿었던 신념이 바뀌는 계기나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거나

건강을 잃었을 때이다.

\

돌이켜 보면 삶의 전환이 되었던 모든 일들이

내게 중요한 것을 알려주기 위한 메시지였다.

마치 이런 충격이 일어나기 전

천천히 끓어오르는 고통과 불안과 두려움이

크게 증폭하여 한순간에 펑 터트리고는

절정에서 결말로 내려가는 시나리오처럼

이미 벌어진 사건들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차분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아무것도 애쓰지 않아도 나는 존재한다.

나는 여전히 있다.

설사 이것이 나의 한계이고 끝이라 해도

미련이나 후회가 없다.

시간에 얽매여 살았던 나

이젠 그 구속에서 탈출하게 되었다.

나는 자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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