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or Yes>

〔소설〕동주의 도(道)

by going solo


“야, 동주야. 우리 반에 서울에서 온 애가 있는데 열라 잘생겼어. 키도 크고.”

“그래?”

“이름이 이 노아래.”

“알겠어, 내일 니네 반에 놀러 가야겠다.”

“이 노아 구경하러?”

“그치.”


고딩 둘째 날

말하자면 3월 3일 아침 등교하지 마자

동주는 지은이네 반으로 갔다.

학년마다 다섯 반 밖에 없는 시골학교에

지은이는 5반이라 2층이었다.


동주는 노아를 보았다.

아니, 그냥 보였다.

때깔이 다르니 눈에 띌 밖에.

완전 내 스타일인데,

동주는 첫눈에 노아를 찜했다.


“지은아, 나 쟤랑 사귈래.”

“야, 서동주.”

“지은, 너도 쟤한테 마음 있어?”

“모, 잘생겼으니까.”

“좀 참아. 난 모솔이잖아. 내가 먼저 고백해 보고.”

하긴, 니도 연애 좀 해봐야지. 그래도 번개 불에 콩은 안 구워진단다. 구구로 있어. 언니가 엮어 줄게.”


그러더니 한 달이 넘도록 핑계 돌려 막기 하면서 누구를 엮기는커녕 지는 노아랑 제대로 말도 트지 못한 것 같았다.

“야, 지은. 됐고, 너 빠져. 니는 걔랑 말이나 텄냐?"

"아니, 말은 하지."

"어,그러셔. 여튼 내 알아서 할게.”


그리고 동주는 반마다 들어갔다.

읍내에 있는 학교라 아는 애들 반, 모르는 애들도 그쯤 됐다.

“저기, 나 1반 서동주라고 해.

다른 게 아니고 5반에 이 노아라는 애가 있는데 나 걔한테 고백 할거 거든.”

“헐, 서 동주, 모냐?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

“걔 완전 인싸 같던데, 잘생기고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한다던데, 그런 애가 난쟁이 똥자루 서동주랑 사귀겠냐? 뭔 자선단체 출신도 아니고,”

“꿈 깨시죠, 똥주님.”


“그래, 그니까.

내가 까이면 그냥 깔끔하게 맘 접는다고.

그러니 누구든 새치기 금지다.”

‘안녕,

나는 서 동주라고 해.

애들은 니가 키도 크고

나는 작으니까

어울리지도 않고

너가 내 고백을 안 받아 줄 거라고 놀리지만

나는 너가 그런 걸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길 바래.

내가 키가 좀 작은 건 맞지만

이래 봬도 마음은 큰 사람이야.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생각해 보고

Yes or Yes로

문자 해 줘.

기다릴게.


아, 참.

나 너랑 사귀고 싶어.’


한 달이 다 되도록 답이 없어

역시 아닌가 보다 했는데

5월 7일에 문자가 왔다.

-그래, 사귀자.


노아가 저장이 안 돼 있어서

이게 뭐냐 싶다가

헐, 완전 좋았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 놓고

답이랍시고 딸랑 다섯 글자냐.

근데 그것도 매력이야.

멋있잖아.

나쁜 남자 냄새도 살짝 나고.


'알았어,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그날 이후 지금까지

동주의 모든 비번 숫자는

0507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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