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동주의 도(道)
주경 씨는 ‘막내딸’의 톡창을 열었다.
읽씹이네,
모 하느라 전화도 안 하시나?
개강 맞춰 가면 될 걸
한 겨울 엄동설한에
주경 씨의 막내딸 동주는 그냥 일찍 가겠다며
원룸을 얻어 집을 나갔다,
일찌감치 서울 가서 알바도 해 보고
그동안 가 보고 싶던
고궁이며 주변의 산성도 가보고
그럴 거라 길래
굳이 말리지 않았다.
동주는 인 서울에 성공했다.
전공은 역사교육학과,
역사광 지 아빠의 국사책 세계사책 하나씩 따라 읽더니
동주는 우리 역사를 사랑하고
나라를 아끼는 사람이 되었다.
역사를 전공하겠다고 했을 때
'당연하지.'
주경씨의 가족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난 민족주의적인 역사 교사가 될 거야.’
어느 날
동주는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말을 했다.
‘그게 뭔데?’
‘그냥 지식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내 나라 내 역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 교사지.
그 마음과 정신을 전달하는 사람,
난 그런 선생님이 될 거야 엄마.’
어린것이 마음으로 품은 포부가 대견했다.
대를 이어
애국자 만들어 좋으신가요?
그런 막내딸을 보는 남편의 눈에도
별이 담겨 있는 듯
반짝거린다.
노아랑 연애도
이쁘게 했다.
나이에 걸맞게
서툴고 뭔가 모자란 듯
쭈뼛거리고 주저하는
풋풋함이 싱그러웠다.
그래봐야 고딩들인데
그냥 친구보다 좀 더 친한 거지
남친 이란 게 그런 거 아냐,
기껏 해 봐야
50일 100일, 길면
좀 더 길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언제든 그냥 친구로 돌아갈 수 도 있는 거고
아니면 어색한 전 여친 전 남친 되는 거지였는데
이 애들은 고딩 내내
한결같았다.
아쉽게도
노아는 대학진학에 실패했고
본인은 재수한다고 하는 걸
부모님이 굳이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고 했다.
그 바람에 동주는 한동안 우울해했다.
서울로 훌쩍 가 버린 건 아마도
노아와의 결별이 큰 이유였을 거다.
아니,
열몇 살 고등학생 연애가 그렇지
뭐 끝까지 갈 줄 알았냐.
첫사랑이 끝 사랑 되는 건
하늘의 별따기란다 동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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