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자장매가 건네는 안부와 홍매화의 붉은 설렘
어느덧 차가운 바람 끝에 봄의 숨결이 실려 옵니다. 지인이 보내준 통도사 자장매 사진 한 장이 제 마음을 조용히 흔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견뎌낸 시간에 대한 ‘안부’로, 또 누군가에게는 가슴 뛰는 ‘설렘’으로 다가올 그 붉은 진심을 두 편의 시에 담아 보았습니다.
글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제 곁에 가장 먼저 온 이 봄의 빛깔을 당신에게 전합니다.
혜솔 황보영
가지 끝에 맺힌
눈물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발그레한 웃음입니다
아직 바람은
옷깃을 파고드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저렇게 붉게 타오르는 마음
통도사 처마 밑
해묵은 나무가 전해주는 소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 지냈니
너도 나처럼
겨울 잘 버텼구나
가까이 보아야 예쁜
그 얼굴로
가만히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 같아
울컥
가슴 한구석이
환해집니다
봄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내 곁에 가장 먼저 온
당신의
다정한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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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솔 황보영
누가 이 깊은 산골까지
붉은 물감을 풀어 놓았을까요
아직은 찬바람이
주인 노릇 하는 산사(山寺)에
차마 못 잊어
찾아온 첫사랑처럼
가지마다
발그레한
설렘이 맺혔습니다
겨울이 너무 길어
잊은 줄 알았는데
당신이 보내준 사진 한 장에
내 마음도 그만
툭, 하고 터져버립니다
아, 예뻐라
아니, 고마워라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온
저 붉은 진심이
내 안의 낡은 슬픔을
다독이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소리 없이
웃어줍니다
봄은
저만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 손바닥 위에 내려앉은
이 붉은 설렘 속에
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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