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두 가지 빛깔로 핀 봄

통도사 자장매가 건네는 안부와 홍매화의 붉은 설렘

by 혜솔 황보영


어느덧 차가운 바람 끝에 봄의 숨결이 실려 옵니다. 지인이 보내준 통도사 자장매 사진 한 장이 제 마음을 조용히 흔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견뎌낸 시간에 대한 ‘안부’로, 또 누군가에게는 가슴 뛰는 ‘설렘’으로 다가올 그 붉은 진심을 두 편의 시에 담아 보았습니다.

글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제 곁에 가장 먼저 온 이 봄의 빛깔을 당신에게 전합니다.



첫 번째 빛깔 : 자장매가 건네는 인사


혜솔 황보영


가지 끝에 맺힌

눈물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발그레한 웃음입니다


아직 바람은

옷깃을 파고드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저렇게 붉게 타오르는 마음


통도사 처마 밑

해묵은 나무가 전해주는 소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 지냈니

너도 나처럼

겨울 잘 버텼구나


가까이 보아야 예쁜

그 얼굴로

가만히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 같아


울컥

가슴 한구석이

환해집니다


봄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내 곁에 가장 먼저 온


당신의

다정한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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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빛깔 : 홍매화 그 붉은 설렘


혜솔 황보영


누가 이 깊은 산골까지

붉은 물감을 풀어 놓았을까요


아직은 찬바람이

주인 노릇 하는 산사(山寺)에

차마 못 잊어

찾아온 첫사랑처럼


가지마다

발그레한

설렘이 맺혔습니다


겨울이 너무 길어

잊은 줄 알았는데

당신이 보내준 사진 한 장에

내 마음도 그만

툭, 하고 터져버립니다


아, 예뻐라

아니, 고마워라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온

저 붉은 진심이


내 안의 낡은 슬픔을

다독이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소리 없이

웃어줍니다


봄은

저만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 손바닥 위에 내려앉은

이 붉은 설렘 속에

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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