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승추세 Mar 10. 2024

인사 고과에 대한 공정한 시각

공정하지 않은 기준에 공정함을 기대하지 말자

6,7년전쯤 부서를 옮기고 나서 바로 인사 고과가 오픈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게, 몸은 이미 새 부서에 와 있는데, 고과를 주는 분은 이전 부서에 있는 분이었다는 게 큰 문제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C- 받기에 아주 최적화된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인사 정책상 부서의 5%는 꼭 C-를 받아야 하고 부서에 30명 정도 있었는데, 누군가는 C-를 받아야 하는데 '넌 이왕 갈 놈이니 옛다 니가 먹어라...' 뭐 이런 심보가 충분히 발동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거죠.

고과가 open되었던 말을 듣고 화면을 바로 보니,

C

우오오오오오...감격.....

C-가 아니고 C라니...

회사 다니는 긴 시간동안 늘 즐겨 받던 C였으나, C를 받고 이렇게 신이 나긴 처음이었습니다. 늘 C를 받으면 바로 고과를 읽고 이어서 숫자 8이라는 단어가 먼저 튀어 나왔었는데...

세상에 기대하는 것을 반 박자만 내려 놓으면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워지는구나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저도 고과를 주는 입장이기도 하고, 받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고과는 절대로 공정하지 않습니다. 시험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고 위의 사람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일년 간의 실적을 평가하는 사람은 고작 내 위 직속 상사 1명 뿐입니다. 저 역시 공정하기 힘들고 내 자신도 장담하기 힘든 공정함을 남에게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고과가 되었던 뭐가 되었던 공정하지 않은 평가에 내 자신이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공정하지 않은 기준에서 좋은 결과를 받고자 한다면, 그냥 나를 평가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면 됩니다.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고과란 내 선택에 대한 결과일 뿐, 결코 나의 역량이나 업적, 성과를 시험 성적처럼 알파벳으로 보여주는 성적표는 아닙니다. 내 선택이 회사에서의 고과가 아니었다면, 고과에 대한 마음은 반 박자 정도 내려놓고, 다른 무언가로 보상을 받으면 됩니다. 


이런 것들에 너무 기분 나쁠 필요 없습니다. 

이전 02화 만약 내일 직장을 영영 떠나게 된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