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차게 느껴진다. 어느덧 가을이다. 코로나 19로 하루하루가 가는 것이 마치 꿈결 같다. 어제가 그제 같고 그제가 지난주 같다. 시간의 개념이 무뎌진다.
오늘 날씨가 어떤지 보고 싶어 창가로 간다. 베란다 가까이 가서 고개를 들어 높이 올려다봐야 겨우 하늘이 나타난다. 101동부터 106동 20층 건물들이 만들어낸 각지고 작은 조각난 하늘이다.
도시 생활에 젖어서 살다 보니 하늘이 이렇게 귀하고 비싼 것인지 새삼스레 와닿는다. 어릴 적에 별들로 가득 차던 하늘은 이제 형편없이 작아졌고 그나마도 미세먼지다 뭐다 해서 별 하나 보는 것도 힘들어졌다.
하지만 수십 년 도시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이 작아진 것도 인정해야 하고 그 밑에서 사는 것만 해도 큰 다행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인 것 아닌가. 우리 동 뒤편 작은 숲에서 사는 고양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작은 숲속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삶을 한껏 누린다. 현대 문명을 멀리하는 티베트에서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놓치고 살았던 작은 것들과 친해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