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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하 Nov 16. 2023

#WPT1 : 전교 1등은 꼭 SKY를 가야돼?

전교 1등의 지거국 선택기

나는 흔히들 말하는 엄친딸이었다


    내 자랑을 좀 하자면, 나는 고등학교 내내 상위권을 놓쳐본 적이 없는, 그런 학생이었다. 전교 회장도 했었기때문에 학생부 기록도 좋은 편이었다. 일반고등학교였기 때문에 인서울 진학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팩트로 인서울은 골라 갈 수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과 진로 상담을 할 때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저 서울대 수시 안 쓸건데요?”


    담임 선생님은 매우 당황하셨다. 당시 학교장 추천으로 서울대를 1명이 쓸 수 있었고, 내가 매우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서울대를 가겠다고 내가 하고도 싶지 않은 학과에 가고싶지 않았다.


“그럼 너 어느 대학 쓸건데?”


담임 선생님이 붉어진 얼굴을 하시고 물어봤다.


“저는 한국해양대, 목포 해양대 쓰고 다른거는 안쓸거에요”


    나는 이 당시에 해양대가 무슨 대학교인지 명확하게 알지는 못했었다.  사실 나의 원래 꿈은 해군사관학교에 가서 사관생도가 되고자 하는 거였지만, 아버지와의 기나긴 실랑이 끝에 해양대를 고려해보게 되었다.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통해서 얻은 결론은 ‘군인은 플랜 B를 가지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해양대는 오히려 학군단을 통해서 군인을 해볼수도 있다’ 라는 것이었다.


    다시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이야기로 돌아와서, 담임 선생님은 한국해양대학교가 어디더라… 누가 이전에 간적 있었나… 하는 이야기를 중얼 거리셨다. 당시 교무실에는 전국 대학지도가 붙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땅끝 섬에 위치한 대학이었다.


이렇게 생긴 지도였다

    선생님이 그래도 인서울도 써봐야 하지 않겠냐 설득하셨지만 사실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들었다. 나는 붙어도 어차피 안갈 거였으니까.


    그리고는 교실로 돌아와, 별 생각 없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근데 해양대가 ,

뭐하는 학교인지는 알고 가니?


    수능도 끝나고, 수시 합격을 기다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학교를 지원할때 내가 해볼 수 있는 거라곤 학교 홈페이지 들어가보기, 유튜브에 검색해보기 정도였다.


    그래서 아버지랑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한국해양대로. 우리집은 강원도 춘천이었기때문에 대략 운전해서 5시간 정도 걸렸던거 같다.


한국해양대학교 앵카 사진

    학교에 딱 도착했을 때 커다란 앵카 모양이 나를 반겼다. 그리고 제복을 입고 걸어다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꽤 설렜다.  


    제복에 대한 환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군인을 한때 꿈꿨던 나로써는 일반 캠퍼스 생활과 군인 비슷(?)한 생활을 해볼수 있다는 것에 메리트가 있었다.


    아버지와 학교를 한 번 산책하고, 아버지한테 말했다


“이제 다봤다. 가자”


    솔직히 더 볼 필요가 없었다. 이미 충분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몇개월 뒤에 벌어질 일은 생각도 못한채로 마냥 기분이 좋았다.


(다음 연재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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