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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 Jun 15. 2022

이웃 :

가까이 사는 집. 또는 그런 사람.

브런치를 들어왔다 나가길 반복한다. 그럴듯한 글을 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작가님들의 브런치에 기제 된 글을 읽어보니 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수준이 높게 느껴졌다. 상대적 박탈감이 무르익을 때쯤 사진을 찍으며 했던 생각을 글로 쓰자고 결심하게 되었다.


나는 골목길을 좋아한다. 정부에서 개입하여 꾸며놓은 골목길 말고 주민들의 애정이 묻어나는 그런 골목길이 좋다. 골목길의 포도나무 넝쿨이 담벼락을 타고 전깃줄을 지나 옆집 벽에 내려오는 모습에서 이웃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자세한 사정까지 알진 못하지만 자신의 집 벽면에 넝쿨이 넘어와도 그대로 놔두는 걸 보면 서로 간의 친밀감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 이웃의 사전적 정의는 가까이 사는 집.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이웃이라는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내 생각에 이웃은 그 보단 조금 더 정서적으로 가까운 단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까이에만 살면 이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서적 교감이 부재된 관계는 남에 가까울까 이웃에 가까울까?


나의 경우, 5년 동안 같은 집에 살면서 옆집에 사는 사람의 얼굴도 제대로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이웃에 대한 정보는 아침 9시가 되면 철로 된 문이 3번 닫히는 소리가 매일 들린다는 것 밖에 없다. 나에겐 이웃이라기 보단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 정도로 느껴진다. 사전적 의미로는 그게 이웃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웃은 좀 더 정서적으로 남보단 가까운 느낌이라 그럴까. 거리에 경계 없이 뻗어나간 넝쿨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마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이웃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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