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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 Jun 17. 2022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선택한 길 위에서

1일 1 글을 써 보자고 다짐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글에 대한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글은 애초에 잘 쓴 적이 없었기에 부담감도 없다. 단지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그래도 자리에 앉아 브런치를 켰으니 반은 성공한 것 같다. 


단지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카메라를 들고 2시간씩 걷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오늘로써 5일째다. 

사실 사진이 미친 듯이 좋아서 매일 내 일상을 담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는다. 얼마 전 사진으로 개인사업을 시작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 사진작가로서 인지도가 없어서 사람들이 나에게 의뢰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사진이 내 메인이니 인물사진으로 SNS 피드를 꽉 채우면 좋겠지만 매 번 모델 구하는 것도 힘든 일이어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상 사진으로 작가의 인지도를 쌓아야겠다 생각했다.


내 일상을 담는 매 순간이 행복하거나 즐겁진 않다. 오히려 즐거움보단 현타가 올 때가 많다. '지금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과 함께 카메라를 내려놓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올 해에 일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려 한다.

취미로 사진을 찍을 땐 즐거움과 재미가 우선순위였다면 지금은 책임감과 꾸준함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되뇌본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21년 10월쯤 서촌에서 요시코의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을 관람했었다. 색감이 뚜렷한 건물 사진과 해안가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은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주제의 통일감을 가지고 있어 전시가 알차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중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전시 마지막에 있던 작가의 말이었다. 


시간이 지나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뜻이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간 빛을 본다' 

요시고도 사진작가로 업으로 선택한 이후 꽤나 긴 무명시절을 보낸 듯했다. 인스타그램이 나온 후에야 요시고의 작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빛을 보았다고 한다. 무명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질문해본다.

'10년 동안 변변찮은 밥벌이를 하더라도 난 사진을 찍고 그림 그리기를 선택할 수 있을까?'  

사실 두렵다. 생각만 해도 두렵고 아찔하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니, 그 속에서 나는 웃고 있다. 그거면 충분한 이유가 될 것 같다. 웃음. 10년 뒤에 내가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가더라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면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내가 선택한 길이 명확해진다.


오늘 내 발걸음이 머물렀던 순간들을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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