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예인들이 너무 부럽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는 게 부럽다. 물론 개개인의 인생사와 고민은 있겠지만 내가 부러운 부분은 애초에 본인의 재능을 깨닫고 노력해서 그 자리에 가있다는 거다. 다들 아무리 힘들어도 연기가 좋고 노래가 좋아서 그 자리에 가게 된 거겠지. 난 내가 뭘 잘하는지 몰라서 그들의 인생이 부러워 죽을 거 같다. 꿈속에 살게 된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어릴 땐 이직이 너무 쉬웠다. 대기업은 평생 꿈도 안 꿨고 중소기업은 이력서만 넣으면 여러 군데에서 연락이 와서 아무 데나 골라서 갔다. 그러다 질리면 퇴사하고 그러다 일하는 게 싫어져서 호주 워홀도 가보고 일본으로 돌아와 운 좋게 또 금방 취직하고. 그러다 지금이 되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운으로만 이어온 인생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남들은 중학생 때 본다는 토익을 서른 넘은 이제 와서 보려고 끙끙대고 있고, 남들은 대학 때 쌓는 스펙을 나는 뭘 했는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 가진 건 애매한 언어력뿐.
언어 그까짓 거 공부하면 되고 자격증 따면 된다지만, 세월이 갈수록 뼈저리게 느껴지는 건 나는 일머리가 어마무시하게, 끝내주게, 경이롭게도 없다는 거다. 나 자신도 이런 내가 너무 싫고 짜증 날 만큼 일머리가 없다.
그냥.
없다.
몇 번을 확인해도 못 보고 지나치는 일도 많고, 말실수도 많고, 내가 뭘 틀렸는지도 모르고 지나쳐서 더 망치고... 나중에서야 나도 내가 대체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가고... 무슨 짓을 해도 나아지지가 않아서 죽고 싶을 때가 많다. 사실 내가 그동안 수도 없이 이직을 하고 호주로 워홀까지 다녀온 이유는 다 도망치기 위해서였다. 취업은 쉬웠지만 정작 일은 못했고 민폐만 끼치다 눈치 보여서 그만두기에 반복. 아직도 그 버릇은 조금도 나아지질 않고 이번 직장도 똑같이 민폐를 갱신 중이다. 오늘 뜬 인사평가에서 무려 꼴찌를 기록했다. 내일 당장 잘려도 난 변명할 거리가 없다.
나 같은 사람은 공장처럼 단순노동이나 해야 하는 운명일일까. 맨날 같은 동작을 기계처럼 반복하고 머리를 쓰지 않아야 할까. 이직 사이트를 뒤져봐도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의심 드는 일뿐이다. 이제 간단한 서류 작성조차 실수할까 봐 무섭다. 난 왜 이모양일까. 앞으로의 인생을 같은 일을 오래 하며 살 자신이 없다.
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요즘 스트레스가 쌓이는지 매일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안된다. 살고 싶다 나도. 오늘은 아무리 낭만을 찾으려 해도 절망이 더 큰 날이다. 낭만만 먹고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