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암을 읽고
"그는 수많은 건강 관련 책들을 독파한 결과, 암은 나쁜 음식과 나쁜 습관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수술과 약물을 택하지 않고 음식을 바꾸었다. 먼저 육류와 생선, 우유, 계란, 밀가루, 술, 가공식품을 완전히 끊었다. 과일과 채소, 현미잡곡밥에 채소반찬을 먹었다. 채식(자연식물식)을 시작한 것이다. 그는 또한 아침저녁으로 매일 1만 보 이상 걸었고 주말에는 산을 찾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했다."
이 책 소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사실 그가 말한 내용은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다만 실천을 못할 뿐. 그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읽었다고 소개한 책 중 많은 책을 나도 읽었다. 실천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오래 지속하기 어려웠다. 길게 가면 한 육 개월 정도였다.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다. 독하고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런 평가를 계속 받고 싶지 않아 포기하면 다시 예전의 식단과 생활로 돌아갔다.
채소와 과일 중심으로 식단을 짜고, 운동을 하면 몸이 얼마나 가벼워지는지, 정서적으로 얼마나 온순해지는지 나도 겪어봤다. 적게 먹어도 몸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11시 전에 잠들면 저절로 새벽에 눈이 떠지는 게 얼마나 신기했던지... 하지만 나 혼자 산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매일 만나는 가족과 지인들의 생활습관에 애써 공들였던 생활습관은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 코스는 늘 비슷했다. 맛집에 가서 배부르게 먹고, 배부른 채로 다시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떤다. 아무것이나 먹고 저녁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며 12시가 훌쩍 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 때문에 숙면은 취하지 못하고 아침이 되면 얼굴은 붓고 몸은 무겁다.
다시 독한 마음을 먹고 식단을 조정하고 생활습관을 바꾼다. 그렇게 노력하면, 늘 걸림돌이 지인과의 만남에서 뭘 먹어야 하느냐이다. 사실, 가공식품과 조미료, 생선, 육류, 밀가루, 설탕... 이것만 빼면 갈 수 있는 식당이 없다. 같이 가서 야채만 먹는 게 최선의 방법일 뿐.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렇게 하기 참 어렵다.
전립선 암에 걸린 저자가 자신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택한 방법은 수술이 아니라 자연적 치료였다. 다행히 그는 성공했고 책까지 출판할 만큼 인생은 극적으로 달라졌다.
건강한 노후만큼 가장 확실하고 현명한 투자는 없다. 아무리 열심히 돈을 모아 노후를 대비해도 건강을 잃으면 소용이 없다. 10명 중 한 명은 치매라는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치매 환자만 요양원에서 받아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치매가 심각해지면 받아주는 요양원이 없다. 다행히 나는 아직 심각한 병에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3명 중 한 명은 암이라니 여기에서 빗겨나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암이 치매보다 더 강력한 걸림돌이다.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입이 원하는 것보다 몸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