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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스랑 Apr 20. 2023

<리어왕> 말 때문에

말 한마디가 운명을 가른다. 천냥 빚을 갚을 만큼. 사람과 동물을 가를 만큼. 말은 그 사람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다. 말이 그냥 아무렇게나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생각이 표현된다. 

말은 달콤하다. 좋은 말을 들으면 행복 호르몬이 뿜어져 나온다. 희망이 보인다. 오죽하면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한다 했을까. 날개 돋친 듯 책이 팔린 건 다 칭찬으로 춤추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이 있다. 요즘은 다정한 말이란다. 너무 힘든 세상이라 다정한 말이 살아남는다고 한다. 

말은 비수다. 칼보다 더 힘이 세다. 말로 사람을 죽인다니 말 한마디에 목 잡고 쓰러진다. 심장도 멈춘다. 정신 나간 소리가 된다.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것도 중요하다. 말은 사람의 도구다. 말의 속성을 이용해서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만들어 완전히 제 편 만든 다음 사기를 친다. 사이비 종교도 만든다. 전 재산도 강탈하고 목숨도 바치게 한다. 불가능도 믿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니 말을 들으면 그게 참인지 거짓인지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말은 글로 표현된다. 글 역시 말과 같은 힘을 갖고 있다. 사람의 생각을 움직인다. 사람의 생각을 알게 한다. 거짓된 글이 있고 참된 글이 있다. 글이 문명을 이루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어떤 생각으로 살아야 할까. 리어왕은 말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다.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과 말의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 사람 때문에 온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이 빚어낸 참극사였다. 

말이 사람을 살린다. 말을 할 때는 경우에 맞게 상황에 맞게 금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듯 골라서 해야 한다. 때론 침묵이 말하는 것도 더 낫다. 말을 들을 때는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고, 그가 보여준 말의 역사를, 그의 현재의 삶을 살펴야 한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는 말을 할 때도, 들을 때도 신중하게, 급하지 않게, 감정을 다스리며... 말을 다 믿어서도 안 되지만 특히 감정이 분노로 휘몰아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라면, 사람됨을 잃지 않으려면... 리어왕의 교훈이다.


#리어왕#고전읽기#말#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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