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작홍사용문학관 축제
해마다 가을이 되면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시인 홍사용의 문학 정신과 예술적 태도를 기리며, 문학·연극·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어느새 15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이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동네 엄마들과 함께 손을 잡고 오기도 했고, 자전거를 타고 두런두런 찾아오기도 했다. 훌쩍 자란 아이들은 이제 곁을 떠났지만, 나는 어느새 문학관 동아리의 일원이 되어 축제 부스를 운영한 지도 벌써 3년째가 되었다.
부스에서는 시, 낭독, 소설, 수필, 동화 등 다양한 동아리 회원들이 멋진 문장을 창의적으로 선보인다. 올해 역시 내가 속한 소설 동아리에서는 회원들이 뽑은 문장을 소개하고, 릴레이 소설 한 줄 이어 쓰기, 달에게 바라는 소원 적기 행사를 진행한다. 캐리커처, 포토 부스, 백일장, 과월호 잡지 나눔, 다식 코너 같은 즐길 거리들이 함께 마련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여러 부스에 들러 스탬프 네 개를 모아 푸드 코인을 받고, 푸드 트럭에서 소떡소떡이나 감자칩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다른 때와 달리 올해는 유명 작가와 함께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부스 운영만 아니었다면, 창비에서 준비한 작가와의 만남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저녁이 되면 시상식이 이어진다. 3년 전 어느 시상식에서는 음유시인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그는 제법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대중음악에 어두웠던 나는 다만 순간을 즐기기 위해 온몸을 리듬에 맡겨 흔들리며 귀를 기울였다.
올해도 가을 하늘은 높고, 마음은 문득 쓸쓸하다. 나는 언제쯤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그 무상을 바라본다.
수필 부스에서 '나이가 든다는 건 젊음의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문을 여는 일이다.'를 적어 뜨거운 열을 가했다. 오븐에 담긴 키링이 뜨거움에 몸부림치다 단단해졌다. 키링이 완성되었다. 어린아이처럼 알록달록한 핸드폰에 키링을 매달고, 나이가 들어서도 또 다른 문을 열 수 있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