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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적 Aug 01. 2023

공휴일날 쉬는 이사업체

우리나라와 다른 점 01

우리나라에서라면 주말이나 공휴일에 이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 평일대비 이사비용이 비싸진다.

이왕이면 연차나 휴가를 쓰기보다는 쉬는 날 이사를 선호하기 마련일 테고 수요가 많은 만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싱가포르는 어떨까?

대부분의 이사업체는 토요일오후, 일요일, 공휴일에는 쉰다. 더 정확히는 '(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가 없다'

HDB라 불리는 공용주택도 그렇지만 콘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말이나 공휴일 즉 입주자들이 집에서 휴식을 취할 시간(물론 외출해서 없을 가능성도 높지만)에 이웃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하기의 내용들은 금지되어 있으며, 설사 업자들이 가능하다고 해도 입구에서 출입 제한 당하기에 작업을 진행할 수가 없다.


- (소음/먼지가 날 수 있는) 리모델링, 리노베이션, 수리작업

- (엘리베이터 사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는) 이사/배달 작업


우리나라의 경우 엘리베이터 외에도 사다리차나 탑차, 스카이차 등이 사용되나 싱가포르에서는 무조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이사를 하게 된다(대개는 업자용/비상용 엘리베이터와 세입자/손님용 엘리베이터가 나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타깝지만 절대 예외는 없다.

이 말인즉슨, 이사날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가구의 사이즈(치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 가져온 가구들(대용량의 냉장고, 세탁기, 리클라이너, 소파 등등)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처치곤란의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비싼 이사비용내고) 들여왔는데 버릴 수도 없고, 제대로 해체/재조립할 수 있는 업자도 찾기 쉽지 않고, 문에 끼어서 들어가지 않고.. 등등 따라서 한국에서 가져올 가구/가전에 대해서도 사전에 따져보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아~무정보 없이 와서 오롯이 이 모든 걸 다 감내해야 하는 옵션(문자 그대로 '격무에 노고가 많으십니다'가 되는)도 있으나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경험상 이사라는 게 단지 '내가 가진 짐들의 장소/위치를 옮기는 작업'만이 아니니 이런 일들이 속을 썩이기 시작하면 이사 한번 치르고 나면 가볍게 10년은 늙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현황은 대략 이렇다면 언제 이사를 해야 할까?

이사가 가능한 시간은 평일(영업일) 기준 오전 9시에서 5시 사이,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12시 사이이다

작년에 한국에 사는 동생이 이사를 하는데 이삿짐센터에서 오전 7시에 도착한다는 말을 듣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한국 이사업체는 참 부지런하시구나..!! 진심 고생 많으시네 (오전 7시에 해가 뜨고 오후 7시에 해가 지는 싱가포르에서는 상상도 못 할 시간이다. 깜깜한데 샛별 보며 이사라뉘..!)


단 이삿짐의 반입/반출을 위해서는 사전에 관리사무소에 승인이 필요하다. 승인이 안 떨어졌거나, 신청이 안되었는데 이삿짐차량이 도착했다? 이삿짐반입이 어려울 확률은 95프로이다. (우연히 그날 이사하는 집이 없고, 디파짓을 그 자리에서 내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얼르고 달래 설득이 됐다면 나머지 5프로에 해당하나, 주말이거나 휴일이어서 관리사무소마저 닫았다면 이사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사전에 승인을 받고 이사가 확정되면 아래와 같이 복도(이동경로)나 엘리베이터에 덮개가 씌워진다

이는 건물/시설 보호차원에서 관리사무소에서 설치하는 것으로, 하루종일 엘리베이터 사용에 지장을 받을 수 없으니 콘도에 따라 1-2 가구 정도로 하루에 이사가능한 세대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정한 날짜에 이미 다른 세대의 이사가 잡혀 풀부킹이라면? 알아서 이사날짜를 조정해야 한다. 역시나 이곳에도 융통성/예외는 기대하기 힘드니 묻거나 따질 필요 없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콘도(아파트)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엘리베이터 사용료+보증금(이사가 끝나고 건물에 손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시 돌려주는) 둘 다 부과가 되는 곳도 있고, 콘도 규모에 따라서는 사용료나 보증금 둘 중에 하나만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금액도 천차만별이긴 하나 사용료는 저렴할 경우 $30/일 (한화 3만 원 정도)부터, 보증금(Deposit)은 SGD $500~$2000 (한화 5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다양하다.

단, 사용료는 현금으로 받지만 보증금은 대개 수표로만 받으니 여기서 또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외국인이 개설하는 저축/예금 등 일반은행계좌로는 수표발행이 안되고, 수표발행이 가능한 특정 은행계좌여야만 가능하기 때문)

여기서 잠깐

해외이사를 올 경우(주재원으로 오게 되어 회사에서 무리 없이 전액 부담해 준다면 상관없겠지만) 대개는 두 번에 나눠 이사를 하게 된다. 항공편(빠를 경우 1주일 내에 짐도착)과 선박 편(대개는 한 달 정도 소요). 이유는 항공편이 빠르기는 하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구나 가전, 부피가 있는 짐들은 다소 시간이 걸려도 배편으로 보내고 당장 필요한 것들을 항공편으로 보내기에 위의 과정을 2번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들께 배포되는 안내중 발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외포장이사 업체를 이용해 이사할 경우 보증금(디파짓)이나 사용료는 이삿짐업체에서 미리 신청을 하고 처리해 준다는 것(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단, 로컬업체를 사용할 경우 대부분의 업자가 캐시잡(현금으로만 거래)이기에 보증금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싱가포르 내 이사일 경우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령 이미 싱가포르에 살다가 다른 콘도(집)로 이사 갈 경우, 현재 사는 콘도(반출)와 이사 갈 콘도(반입) 신청을 둘 다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직접 신청진행할 때 필요한 것들

TA(집계약서) 사본- 세입자임을 증명
반출/반입 신청서- 콘도에 비치되어 있음
(경우에 따라) IC/여권/비자카드 사본과 연락처(현지 핸드폰등)
(콘도에 따라) 인지세납부증명서
보증금을 위한 수표(금액은 콘도에서 확인)


최근 들어서는 한 단계 허들이 생긴 것이 모바일앱의 등장이다. 관리사무실 입장에서 편하자고 만들었을 수도 있겠으나 도입 초기단계인지라 세입자에게도 이사업체에게도 아직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콘도별 설치해야 할 모바일 앱

아직 도입이 되지 않은 콘도는 기존대로 해외이삿짐업체에서 미리 신청하고 처리가 가능했으나 일부 앱사용하는 콘도에서는 최근 들어 세입자가 직접 다운로드해서 처리하지 않으면 이사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큰 명절은 설날과 추석이고 설날도 양력(New year's day)과 음력(Lunar New year's day or Chinese New year)으로 나뉘고 일본에서는 원단(元旦)이라 부르는 양력설 과 추석과 비슷한 お盆(오봉)이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중국계는 음력설(심지어 챠이니즈뉴이어라 부르지 않는가)이나 Mid-Autumn Festival(중추절/우리나라 추석)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무슬림들은 "하리라야(Hariraya Haji와 Hariraya Puasa)-라마단(금식)이 끝나는 날"이, 인도계는"디왈리/디파발리(Deepavali)"가 있어 싱가포르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으니 이날은 이사날짜로 지정할 수 없다

싱가포르/한국의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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