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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적 Aug 12. 2023

택배수령은 셀프

Guard House(가드하우스)

얼마 전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굉장히 충격을 받은 단어가 있다.

'경비원 갑. . 방. . 법'...???!?! What...?!

얼마나 갑질이 만연했으면 방지법으로 까지 정해질 수가 있다는 거지..?

“아저씨가 뭔 상관이야.”
지난 2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 고성이 울려 퍼졌다. 경비원은 얼음처럼 굳은 채 서있었다. 집에서 키우던 화분의 흙을 아파트 화단에 버리면 안 된다고 안내하자 입주민이 반발했던 상황. 큰 소리에 주변의 시선이 몰린 탓일까, 입주민이 자리를 피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경비원은 억울하고도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경비원 김 모 씨(68)씨는 “한쪽에선 내 돈으로 월급 받으면서 별 걸 다 참견한다는 말을 듣고, 한쪽에선 월급 받고 일 안 하냐고 항의한다”며 “경비원은 갑질을 참는 직업”이라고 푸념했다.
“나한테 월급 받으면서 일까지 시키네.”  박경숙(64)씨는 음식점 사장의 이 말이 가슴에 아직도 박혀 있다고 했다. 용역 업체를 통해 2년간 건물 청소를 하다 지금은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다는 박 씨는 “쓰레기통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길래 똑바로 버려달라고 했더니, 자식뻘 되는 사장에게서 그런 말이 돌아왔다”라고 했다. 그는 ‘(너는) 내 돈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란 인식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2023 08.05 중앙일보 발췌)
나남뉴스 발췌

자식뻘이든 아빠뻘이든 갑질에 ㄱ 자라도 꺼냈다가는 바로 고소당할 수도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상상도  할 법이다. 한국에서 경비원/보안요원이 대체 무얼 해야 하는데?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한국 커리어서치 공식 블로그 발췌
네이버 지식백과 '아파트 경비원과 법'에서 발췌

내친김에 이래저래 검색해 보니 대략 위의 내용을 담당해야 한다는 골자였다.

명칭이 '보안요원'인데 택배도 보안대상인 건가


그렇다면 싱가포르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위의 모든 내용은 경비원담당이 아니다.


1. 청소와 이에 준하는 미화의 보조

2. 재활용 가능자원의 분리배출 감시 및 정리

: 상기 2가지는 용역(도급)으로 채용된 클리너(환경미화원)이나 전문업자가 실시한다.


3. 안내문의 게시와 우편수취함 투입

: 관리사무실 담당자가 실시하며


4. 주차관리와 택배물품 보관업무

:주차구역 안내/지시는 실시하나, 주차단속은 별도로 하지 않는다.(단속은 다른 시설에서 담당)

:택배물품은 주문자 개인 소유이자 권한이니 경비실에 맡길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업무범위에 속하는 일은 이곳에서는 전혀 해당하지 않으며, 그들의 월급 또한

세입자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니 당연하지만 함부로 업무 지시, 지적할 수 없다.

하물며 갑질이라니.. 인간대 인간으로서 행위자 개인의 인격이나 소양의 문제 아닌가.


싱가포르 콘도에 관리사무실이나 경비실은 있어도 아파트 동대표, (세입자가 참석하는) 정기회의나 반상회, 입주자대표 가 없다. 물론  집을 소유한 집주인이 직접 살기도 하지만 콘도(아파트)의 경우 임대해서 사는 외국인거주비율이 높고 관리사무실과 경비실은 별도로 위탁 운영되는 경우도 많다. 즉 경비원/보안담당하시는 분=관리사무실 소속이 반드시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주차장이나 콘도 복도등 공용구역에 CCTV가 없는 곳도 꽤 있으니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음) 눈에 핏대 세우며 감시해야 할 경우도 드물고, 우리나라만큼 재활용/음식물쓰레기 규제가 까다롭지도 않고, 배달사고나 분실우려가 있는 택배는 주문자가 안고 가야 할 책임이기에 제3 자인 보안요원이 맡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 싱가포르 보안요원은 무얼 할까?


Security/Guard House (가드하우스)

콘도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경비실에는

우리나라처럼 잠을 자거나 휴식을 위한 공간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웬만하면 교대제로 운영되기에 필요가 없다. 그들의 임무는 철두철미하게, 문자 그대로 보안유지 만 잘하면 된다.

방문자(손님이든 업자든) 신분 확인을 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만 업자를 출입시키고

허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유입을 차단하는 것

그 어떤 개인물품 소유의(택배나 우편등) 것을

떠맡아서도 안되고, 부대시설 내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살피는 것. 입구와 공용 구역을 관리할 뿐

개개의 집안에서 생기는 문제들(수리 등)에 대해서도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그들의 업무규정을 어길 시에는 본인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나는 잘 몰라'로 일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간혹 세입자 간 중재가 필요할 경우 관리사무실에 연락하는 정도일 뿐 직접 나서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잘 얘기해서..' 같은 건 통하지 않아 답답할 정도지만 그것이 그들의 업무인 것이다.


그럼 택배는 누가 받냐고? 시킨 장본인이 알아서 책임지고 받아야 한다.


시내 일부 콘도에는 Guard house(갓하우스라고 발음) 대신 컨시어지(Concierge)가 있는 곳도 있다. 차량 통제는 주차구역이 나뉘어 있기에 기계(Barrier)가 담당하고, 방문자 출입 확인/제한이나 일부 작은 사이즈의 택배를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나 컨시어지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분실/손실 책임 부담으로 인해 맡길 수 없는 곳도 많다

코로나 이후 외출제한이 생기면서 일부 콘도에서는 택배용 배달 공간을 마련해 둔 곳도 생겼다. 그러나 이 공간이 그들의 책임소재는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own risk(본인책임)로 배달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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