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사라진 아침

by 청운서점

어느 날,

휴대폰 진동과 함께 멀리 사는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너네 동네 ‘두쫀쿠’ 진짜 맛있어?”

“잉? 그게 뭔데?”


두바이에는 없다는 ‘두바이 쫀득 쿠키’.

요즘 그렇게 핫하단다.

그중에서도 우리 동네 ‘두쫀쿠’가

전국에서 제일 뜨끈뜨끈하다고 했다.

우리 동네에 그런 게 있었나?

정말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다음 날,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다.

나는 털모자, 목도리, 털장화까지

단단히 무장한 채 요가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상가 쪽 풍경이 어딘가 달랐다.

개점 시간까지 한참 남았는데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어림잡아 쉰 명은 되어 보였다.

이 동네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요가를 마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들러봤지만,

결과는 역시나 ‘SOLD OUT’.


그다음 날, 줄은 더 길어졌다.

한파가 며칠째 이어지는 동안

대기 줄은 어느새 백 명 가까이 불어나 있었다.

‘그렇게까지 맛있나?’


나는 원래 줄을 서서 기다리는 타입은 아니다.

특히 이런 유행은 인기가 조금 식은 뒤,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는 쪽을 선호한다.

이 정도 기세라면 내년쯤엔 먹을 수 있겠지.

이르면 여름쯤?


그런데 어느 이른 아침,

상가 앞을 무심히 지나가다 발걸음을 멈췄다.

늘 있던 긴 줄이 보이지 않았다.

‘벌써 다 팔린 건가?

아니면 아직 문을 안 연 걸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게 문을 밀었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지금 두쫀쿠 살 수 있나요?”


거짓말처럼,

나는 아주 우연히,

그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쉽게 두쫀쿠를 샀다.

살다 보면 이런 행운도 있나 보다.

아니면 이미 인기가 꺾인 걸까.


어쨌든 처음 영접한 두쫀쿠는

기대만큼이나 맛있었다.

달콤. 쫀득.

왜 사람들이 줄을 서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나는 이 유행에 기꺼이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다음 날, 다시 무장하고 가게로 향했다.

오늘은 여섯 개쯤 사야지.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줄은 이전보다 더 길어져

상가 벽을 따라 한 바퀴를 훌쩍 돌아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다시는 두쫀쿠를 먹지 못했다.


인생에는 그런 순간이 있다.

예고 없이, 아주 잠깐 열리는 행운의 문.

나는 운 좋게 그 틈을 타

달콤한 조각 하나를 낚아챘던 것이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