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버튼을 사랑합니다.

오락실에서

by 밥 짓는 사람

핸드폰으로 '우다다다' 하는 타격 게임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핸드폰 액정 유리를 아무리 눌러봐도 우다다다 하는 그 느낌을 낼 수는 없었구요.

아무래도 유리 화면을 두들겨서는 때리는 맛이 나지는 않습니다.


저는 mmorpg 게임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대로 불이 나오고 마법이 걸리고, 사냥을 할 때 모니터로도 타격감을 연출한다고 하네요.


기술의 발전입니다. 용산에 있는 큰 오락실을 가면 3d 안경을 쓰고 타는 게임기도 있는데 , 관성까지 영상으로 표현을 잘해서 정말로 롤러코스터 탈 때는 멀미와 식은땀이 났습니다.

물론 제가 시각적으로 좀 예민해서 오락기 빨(?)이 잘 받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리버튼, 다다닥 하는 버튼을 언제 만났었는지 기억났습니다. 제 나이 즈음 분들은 오락실에서 오락 많이들 했을 겁니다. 물론 오락실은 지금도 있으니까 , 저희 때라고 딱 잘라놓고 오락을 찾아보겠습니다.


오락기의 그 단순한 버튼 조작 중 버튼의 유불리가 게임의 승패를 결정하던 게임들이 몇 가지 있지요.

버튼이 가벼우면서도 잘 튕겨지고 그러면서도 사용감도 있어야 하고 , 약간 원색에서 빠진 녹색의 버튼을 달아놓은 오락실을 선호했습니다.

버튼을 빨리 누르는 게임으로는 너클죠, 올림픽, 불사조 (이름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등이 있었지요. 손가락이 버튼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가를 시험하는 게임.


올림픽 같은 경우는 탄성 좋은 플라스틱 자를 놓고 튀겨서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 대부분 손가락 검지 중지를 연타하거나 조금 고수들의 경우는 수타 면 치듯이 서서 드럼 연타하듯이 새끼손가락으로 손을 펴서 연타합니다. 부상도 있습니다.

버튼 캡에 찍히면 손톱정도는 날아갈 수도 있지만 그건 고수가 되기 전 철사장 수련 같은 것이니까 넘어갑니다.

올림픽.jpg

너클조는 더했습니다. 아이템을 사용해서 물리버튼을 강화했지요. 오십 원을 더 투자해서 오락실 앞에 뽑기 통에서 뽑은 알맹이의 뚜껑을 손가락에 골무처럼 끼고 연타를 했습니다. 저 뽑기는 요즘 '가챠'라고 일본 판이 다시 유행하더군요.

너클죠.jpg


갑자기 오락실 이야기가 생각난 것은 핸드폰 물리버튼 때문도 있었지만 , 요즘 쇼핑을 직접 하지 못하고 구경만 하는 고가의 생활 용품 중 , 우리 어렸을 때 그 물리버튼을 굳이 재생하는 낭만. 그런 제품들이 많이 보여서 생각났습니다. 노트북 키보드도 기계식이 있지요. 전기차 배기음도 저는 물리버튼 재생 같이 느껴집니다.


저는 친척누나들 덕분에 진짜 기계식 키보드, 그러니까 타자기를 좀 써봤습니다. 상고 다니던 누나들이 집에 놓고 타자 연습을 하던 그 시절의 시간과 감이 좀 남아있습니다.

홀로그램으로 터치 자판을 치는 요즘 시대에 굳이 그 기계의 맛을 전자식으로 재현하는 것. 머 마케팅 용어로 여러 표현이 있지만 그냥 저는 향수라고만 생각하지는 않고 , 기계에게 온기를 , 정도로 생각합니다.

유물론을 대충 입혀놔도 좀 근사하고요.


전기차 배기음도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 자동차는 역시 자동차다 같은 정서를 좀 인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시 만져지는 것들에 대해 노력해서 찾는 것. 1세대에 대한 존중 추억, 머 이름이야 여러 가지로 붙일 수 있지만 그리움도 첨단으로 되살리려 하는 노력.

오늘은 카세트테이프 모양의 MP3플레이어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그때가 좋았지. 저도 그때가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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