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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쁨 Jul 12. 2024

서울, 아름다운 그곳(2)

여의도 한강공원

내가 어렸을 적엔 63 빌딩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지금은 어느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높이 정도일까? 하지만 우뚝 솟은 63 빌딩의 위엄은 아직 건재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빛 거인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거인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발아래 도시는 소인국이 되어버린다. 장난감 자동차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점처럼 작은 사람들은 열심히 먹이를 나르는 작은 벌레 같다. 

멀리서 보는 서울은 아름답다. 어떤 욕망도 어떤 불안함도 잔잔한 강물처럼 고요해 보인다. 강 건너 보이는 아파트들의 작은 창문 하나, 그 공간의 가치가 진정 맞는 것인지도 셈해본다. 사실 한강뷰는 한강공원 벤치에 앉아서 바라볼 때 제일 감동스럽다. 모든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서 가로등에 앉아 발을 삐끗해 버린 갈매기는 모른 척 외면해 주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으면 슬며시 그리움이 떠오른다. 그리워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파란 하늘, 금빛 거인, 잔잔한 강물, 발아래 작은 도시를 보며 미소 짓게 되는 이 순간의 행복이 그리움을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 천선란, 천 개의 파랑 中 - 


by. 예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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