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하는 자기소개(2)
요즘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강점은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글에도 나오지만, 나는 원래 남들 눈치를 많이 보던 사람이였다. 예전에는 스스로를 좀 별나게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을 의식했다. 가만히 있으면 반은 간다고 특히 낯선 환경에 갈때면 내 욕구, 감정은 묻어두고 평범해지기 위해 애썼다. 물론 지금와서 그때의 나를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그때의 내가 내린 최선의 결정이였을테니까. 그치만 그렇다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나답게 행동하게 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느낀다. 나와 친하든 아니든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을 얻었다. 내 가치관은 더욱 더 단단해졌고, 무엇보다 인생은 선택과 후회의 반복이라는데 내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결정한 매 선택들이였기에 지난 일들에 대한 내 후회가 줄었다. 나를 들여다보다 보니 자기 자신과 친해진다는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나는 원래도 혼자있는 시간을 꽤 좋아하는 편이였는데 그래서인지 혼자 노는 시간이 더 재밌어졌다. 그리고 나를 더 잘 알게됐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본 적이있다. 혼자로 완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다고. 나는 이 말에 완벽히 동의한다. 몇일 전 우연히 내 예전 일기를 보게 됐는데 거기에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00이나 애들의 연락을 무의미한걸 알면서도 끊지를 못하겠어. 난 지금 건강한 인간관계를 갖고 있는 게 맞을까'
매일 일상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나 내 성향이 그걸 즐기지 못했기 때문에 고민이였다.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나는 그 친구들을 좋아하는데 그 친함이 끊길까봐 억지로 대화하고 있었으니까. 관계는 좋았으나 관계를 대하는 내 마음이 좋지 못했다.
조금은 달라진 지금도 그 친구들과는 여전히 내 방식대로 아끼고 소통하며 잘 지내고 있다. 관계를 대하는 내마음이 너무 편안하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면 돕고싶다. 내가 나다워질 수 있었던 건 뭐때문이였는지 말해주고 싶고, 나도 그랬다고 괜찮다고 방법을 제시해주고 도와주고 싶다. 내 경험담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내가 나답게 행동하게 된 건 이러한 이유때문이였다.
1.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났다.
지금까지 학교, 대학, 회사 등 여러집단을 거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어딜가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무리가 나뉜다. (현실적으로 몇십명이 같이 다닐 수는 없으니 당연한 말이다) 학생시절, 당시 내가 같이 다니던 무리는 6-7명 정도 되는 무리였다. 공감하는 이도 있을 것 같고, 못 믿는 이도 있을 것 같지만 모든 무리에는 항상 그 무리를 대표하는 대장이 몇몇 존재한다.
그리고 무리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대장이 어딘갈 가면 다같이 따라가는 것. 다른 이들의 입장은 모르겠으나 내 입장에서는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억지로 따라 가야했다. 그러다 못 참고 무리를 나왔는데 나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다. 그 친구들도 다 각자의 무리에서 그런 문화를 못버티고 나온거였다.
새로운 무리와의 학교생활은 정말 편안했다. 화장실 가고 싶으면 알아서 가고, 음료수 뽑으려면 알아서 뽑아오고. (물론 가고 싶으면 같이 가도 되지만 무언의 눈치를 주지 않았다) 그 친구들을 만나고 나같은 성향도 원래 있는거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다들 대장이 이끄는 대로 잘 이끌려 다니는데 나만 거기에 적응을 못하니까 내가 별난 줄 알았다. 나랑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동질감을 느꼈다.
그걸 계기로 '조금은 내 방식대로 해도 되겠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 나랑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줬다.
그러면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하고만 가까이 해야하는가? 또 그럴수는 없었다. 학생시절에는 운이 좋았던 거고, 세상에는 나랑 비슷한 사람보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더 많았다.
대학교 2학년 때 있던 일이다. 나에게는 입학했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 4명이 있었다. 다들 너무 착하고 배려가 있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나는 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편이다보니 혹여나 그 친구들이 '얘는 분명 친한데 가끔 보면 거리감 느껴져', '얘는 다가가기 어려워 보인다' 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종종 걱정하곤 했다.
하지만 계속 같이 지내다보면 (기숙사 생활을 해서 내내 붙어있었다) 내 성향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외활동 하는게 있다며 기숙사에 먼저 들어가기도 하고, 룸메와 선약이 있다고 먼저 들어가는 등 하얀 거짓말로 혼자만의 시간을 벌었다. 이외에도 내가 하고 싶거나, 나에게 중요한 일이 있으면 종종 내 마음에 솔직하게 행동했다. 우리는 5명이다보니 2-2-1으로 활동을 하거나, 자리를 앉을 일이 많았는데 나에게는 혼자 있을 수 있는 꽤 좋은 일이였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 친구들은 나를 대학교 들어와서 부터 지금까지 알고 지냈는데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래서 물어봤다.
'나는 혼자 있는 것도 진심으로 좋아하고 개인행동도 종종 하는데, 그래도 괜찮아? 거리감 느껴지지 않아?' 친구들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나는 4명중에 한명쯤은 '가끔 그럴때가 있긴 해' 라고 말할 줄 알았다. 진심으로. 친구들이 내 성격을 알아서 평소에도 다들 솔직하게 대답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들 '그냥 너라는 사람 자체로 받아들여', '니 매력이야', '아무 생각도 안들어' 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내가 아예 내 마음대로만 행동하면 모를까 눈치도 보고, 애들이랑 놀때는 또 잘 어울려서 노니까 혼자를 즐기는 게 그냥 하나의 캐릭터로 잡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랑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여도, 내 성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고, 아껴주는구나' 하고.
3. 후회하기 싫었다.
나는 평소에 후회하는 걸 좀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내 삶의 크고 작은 결정들을 타인의 영향으로 휩쓸리거나 흘러가게 두는 게 싫었다.
그래서 아무도 외국인 동아리 안할 때 내가 하고 싶으면 그냥 들어갔고, 몽골에서도 다들 멀어서 피하던 낙타있는 곳까지 혼자 다녀왔다. 이렇게 몇번씩 나다운 선택을 해보니 너무 좋았다. 무엇을 하던 내가 한 선택이니 후회가 줄었다. 다른 사람보다도 나 자신과의 추억, 스토리도 생겨 스스로 더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내가 계속 나 스스로의 감정에 집중하게 하는 원동력이 돼주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