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민원인은 집요했다.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마을 전체의 불법 건축물을 전수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골 마을이었다.
캐노피 하나,
창고 하나,
비가림 시설 하나.
조금씩 증축된 흔적은
대부분의 집에 있었다.
합법화하려면
적게는 몇백, 많게는 몇천만 원이 필요했다.
어르신들은 얼굴이 하얘졌다.
누군가는 병이 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해당 부서는 말했다.
“민원 접수된 이상 조사해야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법은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현장을 보았다.
병원에 실려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저 감정 싸움에서 시작된 민원이
마을 전체를 흔들고 있었다.
나는 그 민원인과 접촉을 시도했다.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선택을 했다.
민원인의 토지부터
전수 조사했다.
위성사진을 대조하고,
건축대장을 확인했다.
그 역시
완벽하게 자유롭지 않았다.
나는 감정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기준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분명히 말했다.
“법은 한쪽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방송사에 제보를 했다.
마을 어르신들의 상황을 알렸다.
보도가 나간 뒤
민원인은 부담을 느꼈고
결국 민원을 취하했다.
당장 큰 문제는 정리되었다.
물론
불법 건축물이 합법이 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건축사 협의회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재능기부를 유도했고,
마을은 자재비만 부담하는 방식으로
정리를 시작했다.
그때 나는 배웠다.
공무원의 온정은
감정에 흔들려서는 안 되지만,
감정 없는 기준도 답이 아니다.
‘이에는 이’는
보복이 아니라
형평이었다.
법은 칼이 아니라
저울이어야 한다.
나는 그 저울을
한쪽으로 기울게 두지 않으려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