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나
자주 삐치고 어지로 튈지 모르며
고집불통에 제멋대로이고
개복치만큼 언제 돌연사
할지 모르는 유리 멘탈을 가진
최악의 내담자가 있고
나는 그 내담자의 유일한
담당 상담사이다.
그렇다 그 어마무시한 내담자는
바로 나 자신이고
우습게도 상담자 또한 나 자신이다.
위에 열거한 최악의 속성 외에도
이 내담자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나조차 내담자의 속내를 알 수없다.
그래서 나는 늘 최고의 상담사가 되어야 한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달래주고
칭찬해 주고 사랑해 주고 위로해 주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보듬어 주어야 한다.
나말고는 아무도 이 내담자를 진정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제법 노력이 필요하다.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멋대로 날뛰는 감정이 무엇 때문인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내담자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우리는 수 없이 들어 알고 있다.
사랑의 시작은 대화이고 이해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과의 대화에
소흘 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안에 내가 속상하지 않도록
멘탈이 부숴지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