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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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국내 대기업의 근무하는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입지도 나름 탄탄했다고 한다.
좋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대기업까지 입사한 그는
30대 중반까지 승승장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늘 누군가와 데이트를 이어 나갔고
좋은 사람을 가리고 가려 최고의 신붓감과 결혼할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말투와 분위기에서 풍기는 정중함과 기품은 그런 그의 배경에서 기인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제가 어쩌다 커피 한잔도 못 사마시는 처지가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그는 다시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가 어느 날 출근을 하려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오른쪽 위 눈꺼풀이 부르르 떨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처음엔 단순히 피로하거나 마그네슘이 부족한가 보다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마그네슘과 종합비타민, 피로회복제를 꾸준히 먹어도
오른쪽 눈꺼풀은 계속해서 떨려왔고 그 빈도와 정도는 갈수록 심해져갔고 한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는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고 제가 겪은 일들을 그저
가감 없이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저를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하셔도 좋고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지만 먼저 물어보셔서 대답해 드리는 것뿐이니
알아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그는 이미 여러 사람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한 듯싶다.
그걸 들은 사람들은 아마도 그를 사기꾼 혹은 광인 취급 했던 것이 분명한 것 같다.
"특별히 아프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고 회사일이 바쁘다 보니 그저 별일 아닌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나라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 당시를 회상하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날도 늘 그렇듯 출근해서 업무를 보던 중 친한 동료직원과 업무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야기를 잘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하고
돌아서는 순간 오른쪽 눈꺼풀이 강하게 떨렸습니다."
여기까지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부터는 분명히 이상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눈꺼풀이 떨리면서 그 동료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아주 이상했죠."
"재수 없는 새끼. 잘난 척은 혼자 다하네."
남자는 뒤를 돌아 동료를 노려 보았지만 그 동료는 웃으며 커피를 마시며 되물었다고 한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왜 그렇게 무섭게 봐요?"
남자는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자기가 잘못들은 거라고 생각했다.
여태껏 한 번도 특별하게 부딪힌 적 없는 친한 동료였기에 더욱더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가 좀 피곤한가 봐요."
그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하고는 거울을 봤다.
오른쪽 눈꺼풀은 특별히 아프거나 붓거나 하지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냥 가끔 부르르 떨릴 뿐이었다.
그는 얼굴에 물기를 핸드타월로 대충 닦아 내고는 화장실을 나왔다.
곧이어 복도에서 같은 팀이었던 여직원과 마주쳤고 그는 점심을 제안했다고 한다.
"윤대리. 잘 지내지? 그쪽 팀은 어때? 오늘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
"어머 죄송해서 어쩌죠~ 저 오늘 선약이 있어서 다음에 꼭 먹어요."
그녀가 대답을 이어 나갔을 때 또다시 오른쪽 눈꺼풀이 떨리며 그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어왔다.
"미친 새끼, 그동안 지랑 먹은 게 좋아서 먹은 줄 아나 보네. 이제 팀도 다른데 왜 이렇게 눈치가 없지."
그녀의 입술은 움직이지 않고 그를 보면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지만
분명 그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대충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정수기에서 냉수 한잔을 들이켜고는 그는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생각하자고 되뇌었다.
무언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게 틀림없다고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그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가까이 그는 회사를 나섰다.
"안과를 가야 할까? 아님 정신과를 가야 하나?"
그는 잠시 고민을 하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 그동안 눈이 신경이 쓰여서 내가 순간 과민해졌을 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안과를 찾았다고 한다.
진료를 기다리고 전문의를 만난 그는 몇 주 전부터 일어난 눈에
이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렇군요.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눈에는
특별한 이상은 없으신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와 과로를 조심하시고
마그네슘이 포함된 신경안정제를 처방해 드릴 테니 며칠 드셔 보시고
3일 후에 내원하세요."
진료를 마치고는 약국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는 피로회복제를 하나 사서
약과 함께 털어 마셨다. 나도 모르게 피로가 쌓인 것 같다고 생각하며
회사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하고는 그날 하루는 집에서 푹 쉬 기로 했다.
"그날 집에 가서 늦은 점심을 대충 먹고는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 이상한 꿈을 하나 꾸었지요."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