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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의 위대함

강화섬쌀밥집

by homeross

우리 할머니 시절만 해도 귀하디 귀한 몸이었던 쌀밥이지만

먹을 걱정보다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행복한 시대에 사는

나는 쌀밥은 그냥 맛있는 반찬과 곁들여 먹는

배를 채우는 정도의 음식이었다.


이 식당에 가보기 전까지 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요즘은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각종 면들 그리고 가공식품들 해외에서 온 맛있는 먹거리들

육류며 해산물이며 맛있는 디저트 까지도

그야말로 먹을 수 있는 배는 한정되어 있고

음식은 무한한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먹방이라는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배부른 나 대신 얼마든지 먹어줄 수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식당 외관부터 밥 잘하게 생겼다.


강화섬쌀밥집은 초치대교를 건너오면 바로 근처에 있다.

맛집답게 식사 시간이 좀 지나고 갔는데도 넓은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 차 있었다.


착한 가격


와이프와 10살 딸아이와 함께 방문을 했는데 우리는 가장 기본이 되는 쌀밥정식 2인을 주문했다.

메뉴판을 보면 '모든 밥은 솥밥입니다. / 솥밥 추가 시 6~8분 소요'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걸 풀어 보자면 '한 그릇으로 어림없으니 애초에 하나 더 시켜라'라는 의미이니 참고하시길


반찬 도둑

잠시 후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반찬들이 깔리고 오늘의 메인인 쌀밥이 뽀얀 자태를 드러냈다.

사진에서도 반지르한 윤기가 보이는데 지금 글을 쓰면서도 그 고소함이 생각나 침이 고인다.

밥은 공기에 덜어내고 따뜻한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준다.


바 아아아 아아아아 안 찬

대충 세어보아도 15가지나 되는 반찬들이 보이는데 그냥 가짓수만 많은 반찬들이 절대 아니고

찬 하나하나의 맛이 기본 이상이었다. 특히 김치류 젓갈류 그리고 나물류의 맛이 안 그래도

맛있는 쌀밥을 자꾸만 더 먹게 만든다.

특히 개인적으로 저 된장에 지진 시래기는 너무너무 입맛저격해서 헤드샷 당했다.


수육과 고갈비

다양한 반찬과 맛있는 쌀밥을 곁들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리고 오랫동안 그저 배를 채우는 용도로만 사용했던 쌀밥의 위대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나는 무려 3 솥의 밥을 해치웠다.

그리고도 반찬이 조금 남았으니 정말 이 집은 혜자스럽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쌀밥만 퍼먹었어도 그 윤기와 고소함으로 두 그릇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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